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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한국앤컴퍼니, 점입가경 지분 싸움에 주가 급등

2023. 12. 22. 10:59

◇MBK, 주가 상승에 공개매수가 상향
◇조현범 측 우호 지분 추가 확보 나서
◇공개매수 철회 가능성 있어 유의 필요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데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까지 더해지며 주가는 급등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50원(11.67%) 오른 1만77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는 상한가인 2만600원까지 치솟았다 상승분을 내주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왼쪽)과 조현식 전 한국타이어 부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 MBK, 주가 상승에 공개매수가 상향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15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분쟁이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25% 급락했다.

이날 조양래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주식 30만주(0.32%)를 주당 1만7398원에 취득했다. 총 매수금액은 521억9400만원이다.

그러나 장 마감 후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주가는 다시 급등했다. 여기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도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혀 힘을 실었다.

여기에 대항해 효성첨단소재은 조 회장에 힘을 실었다. 조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사촌지간으로, 효성첨단소재는 한국앤컴퍼니 주식 14만6460주(0.15%) 취득 사실을 알려 지분경쟁은 점입가경이 됐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사진=연합뉴스)

 


◇ 조현범 측 우호 지분 추가 확보 나서

앞서 12월 5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 측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투자목적회사 벤츄라를 통해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씨가 각각 18.93%, 10.61%로 총 29.54% 지분을 보유했다.

공개매수로 최소 20.35%, 최대 27.32% 확보시 지분율은 각각 49.89%, 56.86%로 최대주주 변경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반면 현 최대주주 차남 조현범 회장은 42.03%를 보유해 최소 7.86%, 최대 14.83%를 초과한 우호 지분을 확보하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차남 조현범 회장 측인 조양래 회장이 12월 11일~18일(결제일 기준) 지분율 2.72%를 확보하면서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자 12월 15일 주가가 급락했다.

벤츄라 측은 자신들의 공개매수 기간 중 조 명예회장이 시세를 공개매수가격 보다 높게 고정하기 위해 높은 가격에 지분을 인수했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12월 15일 장 종료 후 벤츄라 측에서 공개매수가를 2만4000원으로 20% 상향했고, 17일 0.81% 지분을 보유한 장녀 조희경 씨 측이 벤츄라 측 공개 매수를 지지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사진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 공개매수 철회 가능성 있어 유의 필요

조 명예회장 3.04%와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지분 42.03%를 합하면 44.75%다.

조 회장의 지분이 과반수에 가까운 데다 유통물량 자체도 많지 않아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철회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유의할 것을 조언했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청약 물량이 최소 목표수량에 미달하면 한 주도 매수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매수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공개매수가 대비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조현범 측은 우호 지분 추가 확보를 통해 청약 참여 가능성을 줄여야 할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주 주가는 공개매수가 부근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유통주식수가 작은 상황에서 조현범 측의 우호지분 확대로 공개매수 지분확보 미달 가능성이 농후해지면 주가는 재차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