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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홍콩H지수 ELS 손실…’불완전판매’ 비판에 속타는 은행들

2023. 12. 18. 13:02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금융투자 업계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대부분이 손실 위험에 처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여부와 적법성의 원칙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상품들이 실제 손실 확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금융사들은 손해배상 이슈에 곤혹을 치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은 알파경제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해당 상품을 판매한 한 A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고령층 상품 판매시 은행들이 100% 이해를시키지 않고, 상품을 속여 판매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분들(고령층) 대부분 재투자를 하시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은행원 입장에서 고령층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에 처음 가입시킨다는 건 정말 어렵다”면서 “이분들은 재투자를 해온 분들이고, 지금까지 계속 수익을 보신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은행들마다 고령층 대상 고객에는 훨씬 더 주의를 해 상품을 판매하는 프로세스가 있다”면서 “대부분 지속적으로 수익을 보다 손실이 발생하면 ‘불완전판매’로 몰아 붙이고, 금융당국이 보상 해주기 때문”이라고 격앙됐다.

B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뷰가 부담스럽다”면서도 “지난 2003년 법을 다 풀어 판매를 해놓고, ELS가 지금까지 10여 년 이상 팔아왔는데 원금 손실이 나는 상품이 하나 생겼다고, ‘불완전판매’로 엮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손실 나오면 다 은행에서 보상해 주고, 수익 보면 투자자들이 다 가져가냐”고 반문했다.

C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ELS 상품 계좌는 수만, 수십 만개가 판매됐고, 한 두명의 소수 인원은 귀찮아서 원칙을 지키지 않고, 팔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절대 다수에 통용되는 것처럼 언론과 금융당국에 비춰지니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D은행 관계자는 “아직 손실 확정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관련해서 계속 정보 등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면서 “고령층에 유사 상품을 판매할 때 더 주의해야 하는 내부 절차가 있고, 직원들이 꼼꼼히 챙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대거 판매한 은행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은행들이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녹취 등 예방 조치를 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면피 조치'라고 비판하면서 징계 방안을 검토할 의도도 내비쳤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