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개인 사고 외국인 팔고...공매도 대항심리로 과열
◇공매도 방어로 주가 상승...“공매도, 내부정보 필수”
◇에코프로 공매도 이상 과열...“내부자 결탁 가능성 높아”
◇ 이동채 등 경영진 내부정보 부정거래 전적...“공매도 부정거래도 의심”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동채 에코프로비엠 전 회장 (사진=에코프로비엠, 연합뉴스, 알파경제) |
올해 들어 최고 335% 상승했던 에코프로가 또 금융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에코프로 전·현직 임직원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에코프로에 대한 수사는 이번이 2번째로, 사주인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마저도 미공개 공시 계약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로 1심에서 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사진=에코프로비엠) |
◇ 에코프로, 개인 사고 외국인 팔고...공매도 대항심리로 과열
에코프로는 성장 산업인 2차 전지 기업으로 주가 과열 논란이 있었다.
여기에 압수수색이라는 악재로 주가가 주춤했으나, 이 같은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여긴 개인의 강력 매수로 상승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개인 매수 상위 3위 내 종목이지만 외국인 매도 상위 3위 내 종목이기도 한 독특한 현상을 보인다.
개인 투자자의 폭발적 매수 배경에는 2차 전지에 대한 낙관론도 있으나 공매도 세력에 대한 대항심리라는 평판이 숨어 있다.
공매도 (사진=연합뉴스) |
◇ 공매도 방어로 주가 상승...“공매도, 내부정보 필수”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전략이다. 주식 대여 시기보다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대여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매매차익을 챙길 수 있다.
담보와 같은 제약 때문에 주로 기관과 외국인이 이용한다. 이들은 전략상 주가 하락을 유도해 개인 투자자만 손해를 본다는 논란이 있다[1].
하지만 에코프로의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 운동으로 주가를 상승시키고 공매도 세력을 방어했다.
시선을 달리해, 다수 문헌과 연구에 따르면 공매도는 내부자 거래와 관계가 깊고 내부정보에 입각한 주식거래임이 이미 밝혀진 바다[1].
검찰·금융당국이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 전현직 임직원의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을 추가로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
◇ 에코프로 공매도 이상 과열...“내부자 결탁 가능성 높아”
내부정보란 내부자인 기업 임직원만 획득할 수 있는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정보를 말한다. 이러한 내부정보를 주식거래에 활용하는 것을 내부자 거래라 한다[2].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는 내부정보를 확보했을 때 상당한 차익을 볼 수 있다[4]. 거의 완벽한 수익률을 보장하기에 다수 공매도자들이 미공개 정보를 보유하고자 내부자와 결탁하고 내부자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에코프로는 올해에만 여섯차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매도에 집중된 바 있다.
지난 15일 기준 공매도 잔고 규모가 1543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
◇ 이동채 등 경영진 내부정보 부정거래 전적...“공매도 부정거래도 의심해야”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주요 임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악용한 혐의가 있는 바, 공매도 증가 현상에도 에코프로 내부자 거래가 관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기회주의적 내부자는 경영진 입장에서 공매도를 감소시키고 개인적으로는 공매도를 증가시키는 특징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내부자는 공매도 증가에 대응해 환매 수준을 결정하고 주가와 공매도를 통제하고자 한다[5].
공매도 통제에 성공해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 보유한 주식을 매도해서 차익실현에 나선다. 또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직접 공매도에 참여해 이익보는 구조를 만든다.
내부자는 이 같은 기회주의적 행위 과정에서 내부정보를 활용, 사적이익을 챙길 수 있다.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왼쪽 네번째), 에코프로이노베이션 김윤태 대표이사(왼쪽 세번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김병훈 대표이사(왼쪽 첫번째)를 포함한 에코프로 관계자들이 LHM 제2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사진=에코프로) |
◇ 김병훈 대표·김명선 사외이사, 공매도 본격화 전 대량 매도
연구에서 내부자가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공매도 증가 전에 보유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6]. 공매도 증가가 기업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고 최종적으로 내부자 거래의 수익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6].
최근 에코프로 김병훈 대표가 대량의 주식을 매도한 바 있다. 김병훈은 지난 2월 28일과 3월 8일에 에코프로비엠 주식 각 2만 1천 주와 5천주를 매도해 44억원 가량의 이익을 보았다.
동 시기인 3월 8일 에코프로에이치엔 김명선 사외이사 역시 에코프로비엠 주식 760주(1억 5960만 원)을 매도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한 이후부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공매도는 계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지난해 5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에코프로, 부당거래 전적 기업...투자자, 공매도 부당거래 주의해야
에코프로의 사례처럼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공매도에 대항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투자자의 신념과 공매도에 따른 시장 과열과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를 악용하는 기업과 내부자가 있을 수 있다[7].
에코프로처럼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한 기업은 부풀려진 가치를 이용해 자본 비용을 줄이고 더 큰 투자를 얻기 위해 주가 상승을 더욱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7].
에코프로는 이동채 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의해 이미 비윤리적인 내부거래가 의심되는 기업인 바, 주가 상승과 과열이 악용될 소지가 크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 Wen, F., Xu, L., Chen, B., Xia, X., & Li, J. (2020). Heterogeneous institutional investors, short selling and stock price crash risk: Evidence from China. Emerging Markets Finance and Trade, 56(12), 2812-2825.
[2] Boehmer, E., Jones, C. M., Wu, J., & Zhang, X. (2020). What do short sellers know?. Review of Finance, 24(6), 1203-1235.]
[3] O’Hara, P. A. (2001). Insider trading in financial markets: legality, ethics, efficiency. 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Economics.
[4] Purnanandam, A., & Seyhun, H. N. (2018). Do short sellers trade on private information or false information?.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 53(3), 997-1023.
[5] Liu, H., & Swanson, E. P. (2011). Do Corporate Managers Trade against Short Sellers?. Available at SSRN 1899354.
[6] Chen, X., Cheng, Q., Luo, T., & Yue, H. (2022). Short sellers and insider trading profitability: A natural experiment. Journal of Accounting and Public Policy, 41(3), 106936.
[7] Gilchrist, S., Himmelberg, C. P., & Huberman, G. (2005). Do stock price bubbles influence corporate investment?.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52(4), 80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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