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김남호 부자, 보수 68억원 챙겨...이사 한도 훨씬 상회
◇김준기·김남호 미등기, 수십억 보수 맘대로 받고 경영책임도 없어
◇오너일가 고액보수, DB하이텍 취약한 지배구조 의미
◇돈 없는 김준기, DB하이텍 물적분할 추진...인위적 DB주가 하락 가능성↑
◇김준기·김남호, 사적이익 위해 DB하이텍 물적분할 강행한 듯
◇DB그룹, 지배구조 개선해야 오너일가 사적이익 특혜 오명 벗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이 지난해 DB하이텍으로부터 31억2500만 원이라는 고액 보수를 받아 논란이 있다.
이는 전년도 18억 4500만 원 대비 70%가량 인상된 금액으로,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 보수(10억 8800만 원)의 3배에 가까운 보수였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김남호 DB그룹 회장 (사진=DB그룹) |
◇ 김준기·김남호 부자, 보수 68억원 챙겨...이사 한도 훨씬 상회
앞서 김준기 회장은 2016~2017년경 가사도우미와 비서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돼 징역과 집행유예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다.
비윤리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김 회장은 임원 선임부터 고액 보수를 받는 것까지 그의 활동 전반에 걸쳐 비판을 많이 받았다.
김 회장의 아들 김남호 DB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DB하이텍으로부터 37억 100만 원이라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 이들 부자 보수 총액은 68억 원 이상으로 DB하이텍의 이사 보수 승인한도 40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사진=DB그룹) |
◇ 김준기·김남호, 수십억 보수 맘대로 받고 경영책임도 없어
아울러 김준기와 김남호 부자는 모두 미등기 임원이므로 보수 산정에 주주 동의가 필요치 않고 경영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등기 임원들을 전략적으로 감시하는 미등기 임원은 지배구조 내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하는 직책이다[1].
김준기·김남호 부자와 같이 기존 경영진 및 주요 임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영향력이 강했던 사람은 미등기 임원에 적절치 않다는 의미이다. 미등기 임원의 비독립성과 영향력은 이사회와 경영진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이권으로 작용한다[2].
이 때문에 특혜성 고액 보수와 같은 미등기 임원의 사적 이익을 위한 안건들이 검토 없이 그대로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미등기 임원의 선임 및 보수 산정은 기업 자율 권한이므로 주주 견제가 불가한 영역이다.
DB하이텍 부천 캠퍼스 외부 전경 (사진=DB하이텍) |
◇ 김준기·김남호 고액보수, DB하이텍 취약한 지배구조 의미
비윤리성이 의심되는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는 개인 탐욕으로 인한 것이다[3].
특히 책임자인 주요 경영진들보다 확연하게 높은 과다 보수는 주주의 이익배당 재원에 손실을 야기하고 기업의 이윤 활동에 장애가 된다[4,5].
김준기·김남호 부자의 고액 보수는 DB하이텍의 지배구조 취약성을 반영하는 것이자 기업 가치를 저하시키는 요인인 것이다.
DB하이텍 그리고 김준기·김남호 부자의 고액 보수 논란뿐 아니라 지주사 전환을 회피할 목적의 물적분할을 단행한다는 논란도 있다.
DB하이텍 상우 공장 생산라인 (사진=DB그룹) |
◇ 돈 없는 김준기, DB하이텍 물적분할 추진...인위적 DB주가 하락 가능성↑
공정거래법에 따라 작년 DB그룹은 지주사 전환 통보받은 바 있다.
DB그룹 지주사 전환 통보 이후 DB하이텍 내 팹리스 사업부의 물적분할을 추진했다. 그 결과 일반 주주들의 반발로 인해 DB의 주가가 하락하며 지난해 말 지주사 전환 요건을 피했다.
지주사는 자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2년 안에 지분율을 30%이상 확보해야 한다.
김준기 일가가 약 40%의 지분율로 지배하는 DB는 DB하이텍의 최대주주다. 하지만 이들은 12.42%의 지분만 가지고 있어 추가 지분율 확보가 절실했다.
그러나 지분 매입은 상당한 자본이 요구된다.
김준기 일가의 자금 여력은 충분치 않았다. 그 결과 자회사 DB하이텍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의도적인 물적분할 추진에 DB주가를 떨어뜨려 지주사 전환을 회피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DB하이텍은 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키는데 성공했다. (사진=DB하이텍) |
◇ 김준기·김남호, 사적 이익 위해 DB하이텍 물적분할 강행한 듯
지배주주에게 지주사 체제는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원하는 수준의 이익과 자산 보호가 어려운 구조이다.
실증 연구에 따르면, 지주사 체제 내에서 창업주와 오너가는 충분한 소유 지분율을 확보해야만 지배력을 유지하고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지주사로 전환 후에는 주로 배당을 통해서 부를 축적했다[6,7].
이를 김준기·김남호 부자와 DB하이텍에 적용해 볼 수 있겠다. 김준기·김남호 부자는 소유 지분율이 적은 편이나 DB하이텍의 영향력 있는 미등기 임원으로 고액 보수와 같은 특혜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후에는 동일한 형태의 특혜나 별도 이익 추구가 어려워지고 배당 중심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지배력 유지를 위해 지분율 관리도 해야 한다.
가사 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2019년 10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체포돼 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DB그룹, 지배구조 개선해야 오너일가 사적이익 특혜 오명 벗어
이에 따라 자금을 동원하여 지주 체제를 완성시켜도 실질 개인 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준기 회장이 과거부터 비윤리성 논란이 지속된 바, DB하이텍의 특혜성 고액 보수, 물적분할 논란 모두 김준기 회장이나 일가의 사적이익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8].
DB그룹과 DB하이텍의 가치 향상을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해 앞선 논란을 해소하고 사회적 책임을 시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주사 전환도 기업 지배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실적을 향상시킬 방안이 될 수 있겠다[9].
출처
[1] Clarke, T. (1998). The contribution of non‐executive directors to the effectiveness of corporate governance. Career Development International.
[2] Nadler, D. A. (2004). Building better boards. Harvard business review, 82(5), 102-105.
[3] E. G. Ndzi. (2019). Executive remuneration: the power and dominance of human greed. Journal of Financial Crime, 26(4), 978-992.
[4] Productivity Commission. (2009). Executive remuneration in Australia. Inquiry Reports
[5] J. Y. Lim. (2008). A Study on the Executive Compensation. Human rights and justice, 385, 33-55.
[6] Nam, H. J., Lee, M., & Yim, S. G. (2019). Holding Company System and Dividend Payout Policy: Evidence from Korean Chaebols. Journal of the Korean Accounting Association, 2019(2), 1-42.
[7] Liu, Q., & Lu, Z. J. (2007). Corporate governance and earnings management in the Chinese listed companies: A tunneling perspective.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13(5), 881-906.
[8] Schnatterly, K., Gangloff, K. A., & Tuschke, A. (2018). CEO wrongdoing: A review of pressure, opportunity, and rationalization. Journal of Management, 44(6), 2405-2432.
[9] Ficbauer, D., & Režňáková, M. (2014). Holding company and its performance. Acta universitatis agriculturae et silviculturae mendelianae brunensis, 62(2), 329-337.
'Reports > 기업평판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세계건설, 실적보다 안전...“정두영, 발로 뛰는 안전리더십 절실” (0) | 2023.07.17 |
---|---|
실리콘 맥심커피 사태, 김종희 승계 등 동서식품 모든 활동을 중단시켜 (0) | 2023.07.17 |
에코프로, 오너 이동채 등 주요 임직원 부당거래 기업집단...공매도 내부자 결탁도 의심 (0) | 2023.07.17 |
한샘, IMM의 ‘단기이익 추구 약탈적 경영’에 비난 가중되고 미래가치 훼손 불가피 (0) | 2023.07.17 |
조현범의 반복되는 횡령·배임 등 터널링 행위가 한국타이어의 최대 악재 (0) | 2023.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