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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에코프로비엠, 전방 수요·판가 불확실성 지속

2023. 10. 17. 16:04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
◇리튬 가격 하락세...마진 스프레드 악화
◇미국 대선 등 정책 불확실성도..보수적 접근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3분기 부진한 전방 수요와 마진 스프레드 악화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잠정실적을 내놨다.


중대형 전기차(EV)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했으나, 전동공구와 ESS의 수요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또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단가(ASP) 하락과 원재료 래깅효과에 따른 마진 스프레드 부진도 이익을 악화시켰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실적 전망치를 기존 대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사진=에코프로)


◇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3분기 잠정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459억원이다.

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하며 시장 컨센서스 영업이익 940억원을 무려 51% 하회했다.

양극재 출하량은 주력 고객사 전기차 배터리향 판매 확대로 20~25%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유럽 전기차 판매량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 내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과 Volkswagen, Stellantis 등 일부 유럽 완성차 OEM 업체들의 과잉 재고 영향으로 전기차 배터리 셀 수요가 당초 예상 대비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 전세계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인해 전동공구향 양극재 수요 회복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출처=하이투자증권


◇ 리튬 가격 하락세...마진 스프레드 악화

3분기 판가는 상반기 주요 원재료 가격의 하락 추이가 본격 반영되면서 전 분기 대비 약 14% 인하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익성은 판가와 원가투입 래깅 효과 영향으로 악화되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지난 4월부터 반등했으나 6월부터 재차 하락하며 전 저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양극재 판가는 내년 1분기까지 점진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 가격이 점차 안정화될 가능성은 있으나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024년 연평균 양극재 판가는 전년 대비 10~15%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가격 추이를 감안할 때 4분기에도 양극재 판가는 추가 하락이 예상되며, 높은 물가와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으로 전방 산업 수요도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하이투자증권


◇ 미국 대선 등 정책 불확실성도..보수적 접근

실적과 판가 불확실성에 더해 미국 대선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있어 보수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원석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 정권 교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당분간 주가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전기차·배터리 시장 전망은 바이든의 재선을 기반으로 하는데, 트럼프가 당선되면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트럼프 재선 시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보조금 대상 전기차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