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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키움증권, 영풍제지 관련 대규모 미수금에 주가 '폭락'

2023. 10. 23. 10:12

◇고객 위탁계좌 4943억원 미수금 발생
◇영풍제지 증거금 40%...주가조작 세력 몰려
◇추가 충당금 정립 불가피...주가엔 부정적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주가조작 혐의에 따른 하한가 사태에 5000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떠안게 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날 오전 9시35분 현재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만9900원(19.84%) 급락한 8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7만78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사진=키움증권 제공


◇ 고객 위탁계좌 4943억원 미수금 발생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 마감 후 영풍제지 하한가로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발생한 미수금 4943억 원은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4258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고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을 감소할 수 있다"며 "추후 손실과 관련한 확정 사항이 있으면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풍제지 주가 시세조종에 100여개 이상 혐의계좌가 동원됐고, 이 중 상당수가 키움증권에 개설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경상비용 발생이 불가피해 진 것이다.

 

지난 5월 24일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키움증권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영풍제지 증거금 40%...주가조작 세력 몰려

증권사는 개인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2영업일 뒤 대금을 갚도록 하는 미수 거래를 제공한다.

투자자가 기한 내에 대금을 갚지 못하면 미수금이 발생하고,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자금을 회수한다.

이 때 증권사는 증거금을 요구하는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올 초부터 영풍제지 증거금을 100%로 올렸다. 전액 현금 매수만 가능해져 미수거래가 차단된 셈이다.

반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40%로 낮게 책정했다. 주가 조작 세력은 자연스럽게 증거금률이 낮은 키움증권 계좌를 통해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것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쟁력 중 하나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레버리지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상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증거금률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자료: KB증권 추정



◇ 추가 충당금 정립 불가피...주가엔 부정적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시 CFD 등 관련 약 700억원 충당금 반영한데 이어 이번 사태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예상손실금액은 거래정지가 풀리고 거래가 이루어지며 반대매매가 종료된 이후 1차적인 예상 손실금액이 집계될 것이고 이후 고객 변제 규모에 따라 최종 손실금액이 확정될 것"이라며 "KB증권에서는 4분기 실적에 2500억원의 비용을 반영하였다"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손실 규모는 향후 영풍제지 주가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며 모기업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차입한 사실이 있음을 감안했을 때 채권 은행의 추가적인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당금 등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