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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액트 “DB, 김준기 거액 지급보증 주주에 떠넘기려 조직적 은폐...합병 취소해야”

2023. 10. 19. 15:09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DB그룹이 김준기 창업회장이 갚아야 할 지급보증 1572억원을 DB Inc.와 DB메탈 합병 이후 주주에 떠넘길 생각에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소액주주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DB메탈 사업보고서에 ‘특수관계자로부터 지급보증(보증금액: 1,572억원)을 제공받고 있다’고 공시되었지만 DB Inc.와 DB메탈의 합병보고서에는 지급보증 내역을 누락했다.

액트는 특수관계자 공시 중 유독 지급보증에서만 구체적 당사자를 숨긴 점이 특이하다고 판단하고 DB하이텍 등 DB그룹 계열사 DB메탈 지급보증 기록을 전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목 액트 리더는 알파경제에 “DB메탈 거액의 지급보증 특수관계자는 지난 16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 질의을 통해 김준기 회장으로 판명됐다”면서 “의도적으로 김 회장의 거액 지급보증 사실을 숨긴 상태로 합병을 추진한다는 점은 보다 문제를 키울 듯 하다”고 지적했다.

DB Inc.와 DB메탈 양사는 ‘주요사항보고서(회사합병결정)’ 결정 공시에도 거액의 지급 보증 당사자가 김준기 회장이라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았다.

해당 문제에 대해 DB그룹 측은 “지급 보증을 숨긴 적이 없고 공시 기준에 맞춰 공시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DB그룹 지급보증 사태 요약. (도표=액트)


◇ “부실기업 DB메탈 합병, 거액의 김준기 지급보장 해소 목적”

또 다른 문제는 DB메탈의 부실이다.

액트 분석결과 DB메탈은 과도한 캐파와 공장위치로 인한 운송비 부담, 높은 고정비, 제품가격 폭락 지속, 높은 전력비 등 5가지 구조적인 문제로 당분간 분기별 적자가 불가피하다.

DB메탈은 오는 3분기 포함 당분간 분기별 수백억 규모의 적자가 지속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액트에 따르면 DB메탈 합병가치는 1천억으로, 4개 분기면 자본잠식 불가피하고 DB Inc. 주주들의 경쟁적 매수청구권 행사가 예상되는 등 현실적으로 DB Inc.와 DB메탈 합병은 무산될 위기이다.

DB하이텍 주가 그래프. (차트=액트)


주식시장은 이미 DB Inc. 주가에 앞서 언급했던 위험요소를 모두 반영하는 등 주가는 1700원대에 하락 안정화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이상목 리더는 “일련의 과정으로 볼 때 김준기 회장이 지급보증 1572억원을 DB Inc. 주주들에게 떠넘기기 위해 부실회사 DB메탈 합병을 추진한 것이 드러났다”면서 “이 경우 DB Inc. 주주들이 배임을 지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대로라면 매수청구권 행사와 한국거래소 우회상장 심사 거절이라는 이중고로 DB메탈 합병은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DB그룹 측에서 합병을 자진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DB그룹 측은 “지급보증은 만약에 DB메탈의 채무에 문제가 생기면 대주주가 책임경영 일환으로 보증을 쓰겠다는 것”이라면서 “만약 합병 뒤 지급보증이 없어지면 문제지만, 지급 보증이 그대로 살아 있는데 어떻게 주주한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되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론이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