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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보고서 톺아보기] ⑥GS건설,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언급 없어

2023. 10. 13. 10:01

◇친환경 신기술·친환경 신사업만 재차 강조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설명 없어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재무부담 확대

 

최근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확대하며, 그 일환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반의 활동 및 성과, 목표 등을 소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강조한 포인트를 짚어보고, 향후 기업의 방향성을 가늠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GS건설이 ESG 활동을 담은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2011년을 시작으로 12번째로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GS건설은 ‘지속가능한 글로벌 컴퍼니’라는 미션을 중심으로, 글로벌 건설사로서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하지만 GS건설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른바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를 일으켜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반하는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과 관련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GS건설. (사진=연합뉴스)


◇ 친환경 신기술·친환경 신사업만 재차 강조

8일 '2023 GS건설 통합보고서'에는 지난해 내놓은 친환경 신기술과 친환경 신사업 내용을 포함해 크게 변화한 점이 없었다.

지난해 친환경 신기술과 친환경 신사업으로 구분해 GS건설이 향후 ‘성장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 추진 방향으로 ‘ESG CORE’를 제시한 바 있다.

친환경 신기술 분야에서는 2022년 RIF Tech(Research Institute for Future Technology)를 만들어 친환경 미래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R&D 투자를 통해 ▲공사장 용수 50% 이상 절감 효과를 내는 현장 용수절감 기술 ▲Biogas 시설 모듈화 기술 ▲생물전기화학 기반 CO2의 수소 가스 전환 기술 ▲저(Low) 에너지, 친환경 해수담수화 기술 등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친환경 신사업 핵심 기술을 빠르게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신사업에서는 자회사인 GS이니마를 통해 친환경 수처리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수처리 플랜트 사업 경험과 수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형 청정 연어 양식 사업에 진출했다.

GS건설은 에네르마를 통한 2차전지 재활용 신사업 진출과 친환경 건축 공법인 모듈러 사업 및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자동화 생산공장 운영 등 미래산업을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2023 GS건설 통합보고서'


◇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 설명 없어

하지만 올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타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중대 사고에 대한 설명과 향후 대책 등이 언급되어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사고에 대한 설명 없이 전사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GS건설은 각 사업부문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리스크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투자, 법률, 환경, 사회, 인사, 윤리, 신사업, 공정거래 등 조직 전체 리스크를 검토하고 유형별로 식별하여 관리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 및 투자 사업심의 위원회 등 리스크 관리 조직을 구성하여 이사회 수준의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GS건설은 직면한 핵심 리스크를 전사차원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리스크를 크게 전략적, 운영적, 규제정책적, 재무적 리스크로 분류 및 정의하고 각 리스크에 대하여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 내 각 리스크 관리 조직에 적절한 리스크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전사고 사전예방을 위하여 PCM(Pre-Construction Meeting) 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을 명시했다.

모든 현장에서 고위험, 안전취약공종을 대상으로 공정 시작 전 PCM을 필수화하여 초기 현장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한 뒤 제거하기 위하여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안전계획 이행 상황을 수시로 확인함으로써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건설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3 GS건설 통합보고서'

 

◇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재무부담 확대

한편, 국토부는 최근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검단아파트의 주거동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결과, 내벽 등에서 콘크리트 강도가 일부 부족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를 진행한 대한건축학회는 내벽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다짐 불량'을 그 원인으로 제시했다.

GS건설은 주거동을 포함해 검단아파트의 전면 재시공 방침을 밝힌 상태다. 현재 검단아파트 재시공 시기 등을 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입주 예정자들과 논의 중이다.

또 행정처분심의위가 국토부 장관 직권의 영업정지 8개월을 결정하고, 서울시가 국토부의 영업정지 2개월 요청을 받아들이면 GS건설은 10개월 영업정지를 맞게 된다.

이에 최근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도 GS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 검토)’로 변경했다.

주차장 붕괴 사고에 따른 평판리스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GS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검단아파트 재시공에 따른 손실분 5500억원을 반영하면서 413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더 높은 금리로 회사채 등을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도 비상이다.

김종효 좋은기업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용도와 재무부문, 중장기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및칠 수 있는 큰 사고에 대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밖에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