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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루닛 유상증자, '주주 가치 희석' vs. 'AI 의료 비전'

2023. 10. 12. 12:37

◇20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진행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진출
◇2033년 매출 10조원·영업이익 5조원 목표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루닛이 최근 20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해당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 사업에 신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 등을 바탕으로 203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루닛 사이니지. (사진=루닛)



◇ 20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 진행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루닛은 공시를 통해 20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금의 활용 내역은 운영자금 1100억원, 연구개발비 700억원, 인건비 200억원, 무형자산 취득(신약후보물질 취득) 200억원 등으로 제시했다.

타법인증권 취득 자금은 900억원이며, 각각 자회사 출자 500억원 및 신규법인(CVC) 설립에 4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자료=DART, 다올투자증권



◇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진출

서범석 루닛 대표는 지난 24일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담은 '비전 2030'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서 대표는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사업을 계속하면서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개발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밝혔다.

2013년에 설립된 루닛은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 보조 플랫폼을 개발·제공하는 업체다. AI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AI 병리 분석 솔루션 '루닛 스코프'를 주력으로 한다.

이번에 발표한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은 AI를 기반으로 곳곳에 흩어진 의료 빅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것으로 전 세계 검진센터, 임상 기관 등에서 암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도화된 AI 학습 모델로 이를 정밀 분석해 암 진단과 치료 예측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또 자율형 AI, 전신 MRI(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차세대 암 정밀진단 신제품 개발과 최적의 암 치료를 위한 다중체학 바이오마커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루닛 스코프'의 활용도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대상의 바이오마커 개발에 집중했는데, 향후에는 4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차세대 멀티오믹스 바이오마커는 암 환자가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기여하고, 신약 개발 분야까지 확장하여 루닛 스코프 기반 바이오마커에 대응하는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자료=DART, 다올투자증권



◇ 2033년 매출 10조원·영업이익 5조원 목표

루닛은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 등을 바탕으로 203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2033년을 목표로 한 장기 투자라는 점에서 당분간 실적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2000억원의 자금 조달로 인한 주주 가치가 희석도 우려 요인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구축이나 신약 개발은 단기적으로 달성되기 어려운 목표지만,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며 "2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통해 주주 가치가 희석되었으나, AI를 활용한 사업 개발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기 때문에 향후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경제 유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