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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한화오션, 초격차 방산 대규모 투자...투자성과는 먼미래

2023. 10. 12. 12:33

◇2조 규모 유상증자 결정
◇초격차 방산 인프라 구축
◇투자 회수 시점 2027년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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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상진 기자] 한화오션이 그룹 계열사 등으로부터 2조원을 조달해 방산, 친환경 선박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재무구조 개선이나 경영 정상화 목적이 아닌 투자를 위한 증자인 만큼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 대안, 신주 발행가격, 기존 주주의 참여 여부 등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투자 성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 2조 규모 유상증자 결정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화 계열사는 지난 5월에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해 2조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48.16%)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도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하는 방식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등이 지분율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8000억원가량을 그룹 계열사로부터 조달받게 된다.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일반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발행 주식수는 현재 발행주식수의 41.3%인 8949만주 중 우리사주에 20%(1790만주)를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7159만주)는 구주주 대상 배정 후 일반 공모한다.

최대주주를 제외한 기존 대주주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국민연금 등에도 우선 인수권이 있으나 행사 여부는 미정이다.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우리사주와 최대주주 배정액을 제외한 나머지 3711만주를 일반 공모하게 되고, 실권주는 전량 증권사가 인수하는 잔액인수 방식이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9월 25일, 발행가액은 11월 3일 최종발행가액 확정될 예정이다. 청약은 11월 8일~14일, 신주 상장일은 11월 28일이다.

 

(사진= 신한투자증권 제공)


◇ 초격차 방산 인프라 구축

한화오션은 조달 자금 2조원을 ▲초격차 방산 9000억원, ▲친환경/디지털 선박 6000억원, ▲해상풍력 2000억원, ▲스마트야드 3000억원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를 통해 2040년까지 전사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이상의 체력을 목표로 했다.

동종업계에 비해 부진했던 친환경/디지털 전환 투자를 가속화하고, 해상풍력 등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며 강점인 방산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 주요 축인 방위산업과 에너지에 대해 한화오션은 양쪽의 속성을 다 가지고 있다"며 "한화오션은 잠수함, 수상함, 호위함 등 의 방산사업과 LNG, 풍력 등에 기반한 선박, 해상풍력 사업 역량을 가지고 있어 이번 증자 자금으로 사업 확장의 퍼즐을 맞추게 된다"고 말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해양플랜트 대규모 손실 사태 등을 겪은 이후로 한화오션은 지난 10년간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여러 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하지만 이번 증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재무구조 개선보다 투자에 주 목적을 둔 적극적 증자로 설비투자 및 사업 확장, 기업가치 제고의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 신한투자증권 제공)

 

◇ 투자 회수 시점 2027년 이후

기업 가치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회수 시점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 회수 시점이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하여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기존 보유지분의 가치하락을 배정 신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차익으로 커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초격차 방산 중 수상함과 잠수함 시설투자는 2029년부터 캐파 확대 효과가 발휘돼 이를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 어렵다"며 "초격차 방산을 응원하지만 그 시점이 멀어서 가치를 벌써 반영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김상진 기자(ceo@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