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하림, 김홍국 개인기로 식품사업 추진했나...계속되는 실패·적자 행진 이유

2023. 7. 16. 23:29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그룹은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식품 B2C 사업에 적극적이다.


부동산개발관리를 주업으로 삼던 하림산업은 지난 2019년 신사업으로 제조식품 생산을 시작해 2021년 10월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신규 식품 브랜드인 멜팅피스(Melting Piece)를 론칭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연합뉴스)

 

◇ 김홍국의 푸드트라이앵글...부동산회사를 식품기업으로

아울러 하림지주는 신제품 라인업 확충을 이유로 지난 달 이익을 못내고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하림산업에 300억 원 출자도 단행했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김홍국 회장의 전략적 목표는 푸드 트라이앵글이다. 푸드 트라이앵글은 농장과 공장, 시장을 연결한 통합 식품산업 경영이다.

하림은 닭고기 위주의 농장 원재료를 가공·유통하는 B2B 사업 중심 기업으로 농업 분야에 강점이 있다. 여기에 하림산업처럼 다양한 식품을 제조하고 소비자에 직접 판매하는 B2C 밸류체인까지 완성되면 제조와 유통, 시장 판매라는 강점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농장과 공장, 시장을 연결해 특정 사업적 한계를 극복하고 사업 시너지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는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경영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1].

하림그룹은 지난 해 4월 4500억 원을 투자해 식품 공장인 하림 퍼스트키친을 완공했고, 올해에는 860억 원을 들여 온라인물류센터를 완공할 계획이다.

 

 

조항목 NS쇼핑 대표가 지난해 12월 비전선포식에서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NS쇼핑)

 

◇ 지배구조 개편 통한 식품 관련 투자 집중

지난해에는 하림지주는 NS쇼핑 등을 합병해 식품 전문 유통플랫폼 글라이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김홍국과 김준영 부자의 지분율 증가에 따른 그룹 지배력 논란을 차치하고 글라이드의 온라인 이커머스 사업으로 유통과 소비자 판매를 직접 수행할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취지이다.

하림지주는 이미 중간지주회사 격이었던 NS쇼핑 등을 이용해 장기간 적자 상태인 글라이드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 중이었다.

글로벌 식품기업에 신제품 개발은 경쟁 우위와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식품기업의 혁신이기도 한 신제품은 식품산업 체인(농장, 공장, 유통, 판매)의 생존과 이익을 보장하고 식품시장의 위험을 분산한다. 또한 식품기업을 성장하게 하고 경쟁력을 높이며 주식 가치를 높인다[2,3].

연구대로라면 하림그룹은 종합식품기업으로 푸드 트라이앵글을 지향하는 바, 김홍국 회장에게 신제품 성공은 가장 핵심적인 가치이자 과제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김홍국이 이끄는 하림그룹의 식품 B2C 사업은 진심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점검해 볼 때 하림이 받아들 미래는 부정적으로 예측된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더미식 밥' 출시 간담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하림)

 

◇ 1% 미만의 점유율..하림, 소비자 이해도 너무 떨어져

연구에서는 하림산업의 경우처럼 식품 신제품의 76% 이상이 예상 재무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하며, 약 3%만이 생존해 판매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기업 간 경쟁이 과도하고 인구감소로 인한 구매한계로 식품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김홍국 회장이 발 벗고 직접 홍보했던 더미식 제품들 역시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 매출 모두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실패했다. 즉석밥과 라면 등은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과 마케팅 논란으로 1% 미만 처참한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을 뿐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하림그룹의 소비자 이해 부족에서 기인된 것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다수 연구들에서 식품 신제품의 실패 요인으로 소비자 이해도를 꼽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 혁신이란 참신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식품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소비자의 식습관은 사회ㆍ문화적 영향을 크게 받고 변화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또 너무 새롭고 참신한 혁신은 소비자가 기피하게 된다. 그런 반면에 소비자는 다양성 욕구가 크고 식품소비 행동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새로움 선호와 위험 회피가 공유되는 매우 복잡한 심리를 지니게 된다[2,5]

 

 

하림의 '더 미식 장인라면' (사진=하림)

 

◇ 소비자 이해없는 김홍국 개인기 의존한 신제품 개발?

식품기업의 혁신은 소비자 위주의 기술 개발이 진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 하림의 경우처럼 소비자 통찰이 선행되지 않으면 혁신은 실패한다.

조사연구에서 실패한 식품기업은 소비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지 못했으며, 소비자 이해를 돕는 과학적 연구 환경이 부족했다. 게다가 신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 결함이나 문제가 발견되어도 상당한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는 특성을 보였다[4,6].

과거 최첨단 설비와 차별화된 고급화 공정을 내세운 하림 퍼스트키친의 실패 역시 소비자 이해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김홍국 회장은 아토피 증상 없는 장인라면을 위해 5년 가까이 투자했다고 홍보했다.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 볼 때 장인라면은 소비자 이해 없이 하림그룹 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홍국 회장 주관에 근거해 개발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같은 비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는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고 기업 가치를 저하시킨다[2].

 

하림 (사진=연합뉴스)


◇ 사익편취 논란 하림, 김홍국 입김 배제하고 소비자 이해부터

하림그룹은 육계 담합과 편법 경영승계를 위한 부당지원 등의 불공정거래로 당국의 잦은 제재를 받아왔다. 이러한 부당행위 및 사익편취(터널링)를 시행하는 식품기업은 자사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피해를 유발하고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다[7].

한 발 더 들어가 보자면 하림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은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사익편취 논란의 김홍국 회장이 소비자를 위해 건강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는 신뢰를 갖기 어렵다.


김홍국 회장과 하림그룹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푸드 트라이앵글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신제품을 반드시 성공시킬 필요가 있다. 선행연구 그리고 과거 하림그룹의 행태를 분석해 볼 때, 식품사업 실패 원인은 소비자에 대한 통찰 부족과 신제품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외연확장과 사익편취, 비효율적 개발에 더 집중돼 소비자에 대한 무형적 연구가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림그룹은 이를 반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소비자 위주의 제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겠다. 김홍국 회장의 주관적 요구나 이익이 아닌 사회와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는 신제품이 성공할 것으로 사료된다[8].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 사진=알파경제

 

출처

 

[1] Jongen, W. M., & Meulenberg, M. T. G. (Eds.). (2005). Innovation in agri-food systems. Wageningen Academic Publishers.
[2] Costa, A. I. A., & Jongen, W. M. F. (2006). New insights into consumer-led food product development. Trends in food science & technology, 17(8), 457-465.
[3] Lord, J. B. (2000). New product failure and success. Developing new food products for a changing marketplace, 2(4), 55-86.

[4] Dijksterhuis, G. (2016). New product failure: Five potential sources discussed. Trends in food science & technology, 50, 243-248.
[5] Jaeger, S. R., Rossiter, K. L., Wismer, W. V., & Harker, F. R. (2003). Consumer-driven product development in the kiwifruit industry. Food quality and preference, 14(3), 187-198.
[6] Burton, K., Maas, A., & Lee, K. (2022). This document is discoverable and free to researchers across the globe due to the work of AgEcon Search. JOURNAL OF AGRICULTURAL AND RESOURCE ECONOMICS, 47(3), 697-+.]
[7] Chen, Y. (2013). CUMULATIVE VOTING, TUNNELING AND SOCIAL RESPONSIBILITY: EVIDENCE FROM CHINESE LISTED COMPANIES IN THE FOOD INDUSTRY. International Journal of Management Research and Reviews, 3(7), 3047.
[8] Jacobsen, L. F., Grunert, K. G., Søndergaard, H. A., Steenbekkers, B., Dekker, M., & Lähteenmäki, L. (2014). Improving internal communication between marketing and technology functions for successful new food product development. Trends in food science & technology, 37(2), 106-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