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CJ이앤앰 구창근 대표(사진=연합뉴스, CJ) |
CJ이앤앰이 실적 악화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CJ이앤앰은 지난해 매출도 줄고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면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미국 제작사 피프스시즌 9300억원에 인수한데다 믿었던 OTT 티빙의 12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컸다.
실적이 나빠지자 CJ그룹은 이재현 CJ 회장의 복심이자 구조조정 전문가 구창근 대표를 CJ이앤앰에 전격 투입했다. 예측대로 신임 구창근 대표는 즉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전격적인 인력 재배치와 인력감축통보 등으로 CJ이앤앰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못해 어둡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실적악화를 이유로 단행된 조직개편이기에 CJ이앤앰 구성원들의 불만 제기는 공공연히 이뤄지진 않았다.
이미경 CJ 부회장 (사진=CJ ENM) |
◇ 구조조정 속 이미경 라운지 대규모 공사...불만과 비판 당연
내부 분위기와 상반되게 일명 CJ이앤앰 비즈니스홀을 호화스럽게 리모델링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CJ 사옥 최고층부인 비즈니스홀은 주로 이미경 부회장이 주재하는 외빈 접대 라운지로 일명 이미경 라운지로 알려져 있다.
CJ이앤앰은 누수방지 등 보수공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누수방지 등 보수공사치고 공사 계약금만 114억 4천만 원에 달하는 큰 규모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보통의 인테리어 공사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형식으로 지불되는 것에 비춰볼 때 전체 공사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경영 위기로 임직원들이 줄퇴사하는 상황에서 단행된 오너가에 대한 특혜성 투자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는 당연하다. 해외 유수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에 대한 보상에는 급여뿐 아닌 이용하는 공간과 복지 등에 대한 기업의 투자도 포함된다.
CJ이앤앰처럼 오너일가, 즉 가족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기업의 부정적 거버넌스와 관계가 깊다. 미국 S&P1500 기업의 경우,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클수록 주주 반대와 평판 훼손 위험이 컸다[1].
기업이 재무성과 혹은 주주 수익률이 높은 시기에는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나 특혜가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적이 나쁜 시기에는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타당성 비판을 받게 된다[1,2]. CJ이앤앰과 같이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시기에 시행된 경영진 보상은 임직원과 대중의 비난을 살 수밖에 없다.
CJ이앤앰 (사진=연합뉴스) |
◇ 이해불가 경영진 보상, 지배구조 취약한 재벌기업에서 잘 나타나
해외 다수 상장기업과 주요 투자자들은 대중의 분노를 우려해 경영진의 보상 수준을 낮추는 경향이 있다[3].
이러한 경영 추세와 다른, 경영진에 대한 보상 수준이 높은 기업은 기업 지배구조에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다. 연구에서 경영진에 대한 보상 위험을 가진 기업들은 해당 경영진에게 소유권이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3].
특히 가족이 지배주주이자 경영진인 기업은 오너가 경영진에게 소유권 지배과 의결권, 현금흐름 권리, 유리한 계약 등이 더 집중된다. 또 일반 경영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상과 편의를 얻었다[4]. 오너가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오너가의 사적이익 추구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몰수함으로써 얻는 인센티브와 관련이 있다[4,5].
CJ이앤앰 사례처럼 경영진에 대한 보상과 소유권 집중은 기업 성과에 부정적이다[6]. 더욱이 오너가 경영진에 대한 보상은 주식과 회계 수익 악화와 관련이 있고 미래 기업 성과에 부정적이다[4].
CJ이앤앰 구창근 대표 (사진=CJ) |
◇ 구창근, 직원에 실적악화 책임 엄격...이미경 라운지 대규모 비용집행은 OK
이번 논란은 구창근 대표의 개입이 요구된다. 선행연구를 종합해 볼 때, CJ이앤앰의 오너가 경영진에 대한 특혜는 지배적 경영과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반영한다.
게다가 회사 건전성 확보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건물 보수 결정은 기업 가치와 성장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직개편으로 소기의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구창근 대표에게 모순되고 불편한 상황이다.
구창근처럼 오너가 소유 기업의 CEO는 오너가의 이익과 편의를 위한 대리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4].
구창근 대표는 앞으로 임직원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타당성을 밝히지 않는다면, CJ 그룹 오너가의 사적이익에 일조한다는 부정적 평판을 얻을 수 있겠다. CJ 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후계 구도에서 앞서고 있는 이경후 부사장 등과 같은 오너가 편의를 위해 임직원을 희생시킨다는 비판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경영진 보상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주주 행동주의를 이끈다고 한다[1]. 최근 일반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고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증가한 바, CJ그룹과 CJ이앤앰의 전반적인 기업지배구조와 보상전략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출처
[1] Conyon, M. J. (2016). Shareholder dissent on say-on-pay and CEO compensation. Available at SSRN 2748645.
[2] Ertimur, Y., Ferri, F., & Oesch, D. (2013). Shareholder votes and proxy advisors: Evidence from say on pay. 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 51(5), 951-996.
[3] Ning, Y., Hu, X., & Garza-Gomez, X. (2015). An empirical analysis of the impact of large changes in institutional ownership on CEO compensation risk. Journal of Economics and Finance, 39, 23-47.
[4] Barontini, R., & Bozzi, S. (2010). CEO compensation and performance in family firms. Available at SSRN 1557321.
[5] Luo, Y. and Jackson, D.O. (2012), "CEO Compensation, Expropriation, and the Balance of Power among Large Shareholders", Ferris, S.P., John, K. and Makhija, A.K. (Ed.) Advances in Financial Economics (Advances in Financial Economics, Vol. 15), Emerald Group Publishing Limited, Bingley, pp. 195-238.
[6] Jiang, H., Habib, A., & Smallman, C. (2009). The effect of ownership concentration on CEO compensation‐firm performance relationship in New Zealand. Pacific Accounting Review, 21(2), 10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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