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김남정의 확장 드라이브, 동원 참치캔마저 위험에 빠지게 했다

2023. 7. 16. 23:25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동원그룹 사옥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이형진 기자] 참치캔의 대명사 동원그룹의 동원F&B ‘리챔’ 제품의 변질이 발견돼 교환·환불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앞서 리챔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과 동원F&B 고객센터에 반품·취소 문의가 빗발친 바 있다.


동원 측은 문제 제품의 제각각인 제조 일자를 이유로 제조 공정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동원은 문제 제품에 대한 전량 회수 처분이 아닌, 불만이 제기된 제품에 한해 교환·환불 조치를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변질된 채 배송된 리챔햄 (사진=커뮤니티 캡쳐)

 

◇ 동원, 문제식품 처리에 미온적..참치캔까지 식품사고

문제 제품 처리에 대한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듯한 동원그룹 식품 위생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동원은 지난해 7월 GS25 납품 우유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과 대장균 검출로 편의점 가공유 전제품 발주를 중단당했다. 동원F&B는 당시 제품의 문제를 확인했음에도 즉각 공지하거나 회수계획을 내놓지 않아 행정처분까지 받은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수라 양반 차돌된장찌개’ 제품, 올해 1월에는 ‘수라양반 도가니 설렁탕’ 제품이 식약처 세균발육 기준에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해당 제품들은 식약처에 의해 강제로 판매 중지·회수 조치를 당했다.

동원그룹의 모태격이자 주력 상품인 동원 참치캔 제품조차도 고래회충이 발견돼 행정처분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매장에 진열된 동원참치 (사진=연합뉴스)


◇ 식품기업의 안전, 사회적 책임·기업생존 결정요소

소비자의 식품 윤리 의식과 구매율이 점차 커지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식품기업에게 식품윤리는 식품안전과 제조 투명성, 사회 정의, 건강, 동물복지, 환경 번영 등 지속가능 경영 가치이자 사회적 책임으로 기능하며 기업 생존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1].

동원그룹의 동원F&B 역시 비건과 친환경, 유기농 등의 제품을 제조하면서 식품 윤리적 경영을 시행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동원F&B는 식품 윤리의 가장 기본인 식품안전을 지키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식품 공포가 만연한 바, 식품안전 이슈는 소비자와 기업에게 즉각적인 악영향을 미친다[2]. 소비자는 불안감으로 해당기업 제품의 소비를 중단한다. 해당 기업의 다른 제품, 새로운 기술 제품, 정상 제조 제품에도 불안감을 가진다[3]. 기업은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매출과 주가가 하락한다[4]. 기업의 전반적인 평판과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원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한국맥도날드 (사진=연합뉴스)
보령바이오파마 진천공장 전경 (사진=보령)

 

◇ 김정남 부회장, 확장·혁신 이유로 식품안전관리 시스템 방치


동원 제품에서 식품안전 이슈가 발생하는 원인은 기업의 부실한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에 있다.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이란 원료·제조·가공·조리·유통의 식품 관련 전 과정 관리를 말한다.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기업의 경영 시스템이다. 이는 경영진의 경영 전략과 동기에 따라 구현된다[5].

동원F&B처럼 연이어 식품 안전 이슈를 발생시킨 기업 경영진은 경영 전략과 동기가 비윤리적일 수 있다.

동원F&B의 식품안전 이슈는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과 연관해 볼 수 있다. 김 부회장은 동원F&B를 지배하는 동원산업의 최대주주(43.15%)이다.

김 부회장은 2013년부터 동원그룹을 종합식품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해 왔다. 식품사업 다각화를 추진, 최근에는 맥도날드 한국법인에 이어 보령그룹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김 부회장은 동원의 외연확장과 혁신에만 집중한 것으로 읽힌다. 이 과정 속에서 동원그룹은 식품기업 경영의 근간인 내실 다지기에 소홀했을 가능성이 크다.

 

 

2016년 동원 마일드참치 이물질 코팅 결함 '흑변' 때문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 동원 참치캔마저 부실화, 다각화 따른 위생규제 집중 이유

연구에서 기업과 경영진의 특정 식품에 대한 윤리와 상업적 동기는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에 긍정적인 반면, 규제와 정당성 동기는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5].

동원 같은 기업은 동원 참치캔 등 일부 식품사업에 집중할수록 더 안전하게 제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정부 위생규제에만 맞춰 여러 제품을 제조하거나 사업이 다각화되면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

연관되는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식품안전과 시장지배력 간 긴밀한 관계가 나타났다[6]. 특정 식품에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생산 ▲유통의 안전성 ▲식품안전 ▲윤리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결과이다.

반대로 시장지배력이 부족한 경우, 해당 식품 시장은 가격 위주의 경쟁이 심화되고 식품안전 및 품질 문제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동원F&B는 8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참치캔 이외로 시장지배력을 보이는 제품이 부족하다.

식품업계 인지도 1위인 CJ 비비고 정도의 위상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식품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제조와 유통과정의 부실이 발생했을 수 있겠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 김남정의 확장 드라이브, 동원 식품안전 부실 초래 인지해야

식품안전은 기업 경영진의 리더십과 안전, 위험관리 윤리에 따른다[5,7]. 동원그룹의 김남정 부회장에게 식품안전 책임이 있음을 뜻한다.

선행연구들을 종합해 볼 때,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종합식품기업화와 인수합병 다각화, 경쟁력 제고 전략이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건강과 밀접히 관계되었음에도 동원의 식품안전 이슈는 반복·지속되었고 회사의 대처 역시 논란이 많다.

따라서 김 부회장은 직접 나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겠다. 그룹 차원에서 내부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 사진=알파경제

 

출처

 

[1] Wernaart, B. F. (2022). Food ethics. In Applied food science (pp. 45-64). Wageningen Academic Publishers.
[2] Yu, H., Legendre, T. S., & Ma, J. (2021). We stand by our brand: Consumers’ post-food safety crisis purchase intention and moral reasoning.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132, 79-87.

[3] Olsen, N. V., & Bánáti, D. (2014). Ethics in food safety management. In Food Safety Management (pp. 1115-1125). Academic Press.
[4] Garcia-Fuentes, P., Ferreira, G., Harrison, R., Kinsey, J. D., & Degeneffe, D. (2014). Consumer confidence in the food system, media coverage and stock prices for the food industry. Journal of Food Distribution Research, 45(856-2016-58144), 26-45.
[5] Rincon-Ballesteros, L., Lannelongue, G., & Gonzalez-Benito, J. (2021). Effective implementation of a food safety management system and its relationship with business motivations. British Food Journal, 123(3), 990-1011.
[6] Jianyu, Y., Jiaying, M., & Qiang, G. (2016). Will Higher Industry Concentration Promote Food Safety?. China Economist, 11(2), 25.
[7]Alston, G. (2017). How safe is safe enough?: Leadership, safety and risk management. Routl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