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55] ‘부정평판’ SPC, 허진수·희수 자녀승계 시 경영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 높아

2024. 3. 21. 12:32

기업의 비윤리적 이슈로 임직원 퇴사 ‘부정적 평판’
사법리스크에 부정 평판, 향후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연구소장·김종효 기자] SPC그룹이 최고경영자의 경영 공백으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강선희 대표가 지난 2일 사임한데 이어, 각자 대표를 맡았던 황재복 대표가 지난 4일 구속됐다.


판사 출신인 강 대표는 법무, 대관, 홍보 등의 대외 업무를 담당해왔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남편 김진모 국민의 힘 예비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고자 대표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내 업무를 담당하는 황 대표는 노조탈퇴 강요 의혹 및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SPC그룹은 앞서 허영인 회장의 증여세 회피 이슈 그리고 노동자 안전 불감증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있는 와중에, 그룹 대내외 대표가 모두 부재하게 되어 혼란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SPC그룹의 잇따른 사법 리스크가 강 대표 사임의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있다. 실제 강 대표는 취임 1년 만에 예상치 못하게 사임했다.

또한, 작년 9월 SPC그룹 비알코리아의 이주연 대표도 취임 6개월 만에 돌연 사임한 바 있다. 부정적 평판과 위기를 쇄신할 신임 경영진이 줄줄이 사임하는 상황은 매우 석연치 않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기업의 비윤리적 이슈로 임직원 퇴사 ‘부정적 평판’

기업의 비윤리적 이슈는 주요 직원들의 이직 사유가 된다[1]. 부정적 평판으로 인해 기업 손실이 야기되고 실적, 주가, 기업 가치가 저하되어 임직원의 성과 및 사기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영진 문제가 있다.

SPC그룹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증여세 회피, 뇌물 혐의 등의 비윤리적 이슈는 허 회장, 황 대표와 같은 최고 경영인의 문제성 행동과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2,3].

비윤리적 이슈를 가진 경영진은 기업을 잘못된 방침으로 이끌고 비윤리적인 조직문화를 형성시킨다[2,3]. 임직원에게 비윤리적 행위를 직⋅간접적으로 강요하게 된다.

비윤리성이 의심되는 허 회장, 황 대표의 경우도 임직원에게 비윤리적 혹은 반발할만한 불편한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있겠다.

또한, SPC그룹의 강 대표, 비알코리아의 이 전 대표와 같이 주요 임원은 일반 직원과 다르게 회장과의 가치 불일치가 자발적 사임의 원인 중 하나이다[4].

강 대표, 이 대표가 허 회장, 황 대표와 갈등 및 불일치를 겪고 사임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헌을 볼 때, 강 대표의 사임 원인으로 SPC그룹의 심각한 결함 혹은 사업적 실패에 대한 예견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누구보다 기업을 잘 알고 정보력이 높아 기업의 쇠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때문에 임원들은 기업 가치가 급락하거나 위기가 발발하기 전에 사임하는 특성을 보인다[5].

경험적 연구에서 CEO 퇴사와 감사 문제, 기업 파산이 유의한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5,6].

CEO가 사임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재무적 어려움이 컸고 주식 수익률 및 투자가 장기간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6].

 

(사진=SPC삼립)


◇ 사법리스크에 부정 평판, 향후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또한 연구에 따르면, CEO 사임과 기업의 실적 부진은 어떤 통제 조건 속에서도 관계성이 높았다[7].

개인적인 사유로 자진 사임한 CEO라 할지라도 실제로는 기업 성과 부진이 사임의 원인인 것이다. 강 대표가 사임함에 있어서, 현 SPC그룹의 사법리스크 및 문제 해결의 어려움, 부정적 평판, 향후 실적 부진과 사업 실패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SPC그룹은 비윤리성 이슈와 사회적 책임 문제가 반복 제기되어 왔다. 그 결과 정부 및 사회의 처벌과 제제, 부정적 평판, 경영진 이탈로 인한 지금의 경영 위기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에 따르면, 그룹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윗선인 최고 경영진 수준에서부터 전사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2,3].

최근 SPC그룹 허 회장의 허진수, 허희수 자녀 승계 논란이 있는데, 현재 비윤리성 이슈를 가진 허 회장의 자녀가 경영을 주도할 시 실패할 가능성이 있겠다.

비윤리성 이슈를 가진 경영진과 관련된 임직원이 기업을 관리한다면 또 다른 범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부정적 평판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2].

SPC그룹이 원활한 승계와 현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윤리성이 강한 새로운 경영진을 투입해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고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출처
[1] Pierce, L., & Snyder, J. A. (2015). Unethical demand and employee turnover. Journal of business ethics, 131, 853-869.
[2] Biggerstaff, L., Cicero, D. C., & Puckett, A. (2015). Suspect CEOs, unethical culture, and corporate misbehavior.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17(1), 98-121.
[3] Biggerstaff, L., Cicero, D. C., & Puckett, A. (2013). Unethical culture, suspect CEOs and corporate misbehavior (No. w19261).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4] Weil, P. A., & Kimball, P. A. (1995). A model of voluntary turnover among hospital CEOs. Journal of Healthcare Management, 40(3), 362-385.
[5] Beams, J. D., Huang, H. W., & Yan, Y. C. (2013). Top management resignation and firms' subsequent bankruptcy. Accounting and the Public Interest, 13(1), 39-54.
[6] Beams, J., Boonyanet, W., Chatraphorn, P., & Yan, Y. C. (2013). The effect of CEO and CFO resignations on going concern opinions. Available at SSRN 2250125.
[7] Bozionelos, N., & Mukhuty, S. (2015). Why CEOs Resign: Poor Performance or Better Opportunities?. Academy of Management Perspectives, 29(1).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