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52] 김동명, LG엔솔 성과급 문제 해결 능력 부족...인력 유출·성과 저하 불가피

2024. 2. 21. 10:27

LG엔솔의 성과급 축소, 김동명 사장 해명에도 불만
직원 1700여 명, 전광판 항의 시위
김동명 체제 전환으로 비용 상승할 가능성 높아
LG엔솔, 실제 신규자금 조달...내부 비용 감축 가능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 (사진=LG에너지솔루션 직원 트럭시위 주최측)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김종효 기자] 국내 1위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직원들이 성과급 축소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LG엔솔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직원 성과급은 작년 평균 870%(기본급 대비)에서 올해 평균 362%로 대폭 감소한 것이다.

직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의 성과급 축소, 김동명 사장 해명에도 불만

성과급 불만이 커지자 김동명 LG엔솔 사장이 해명에 직접 나섰다.

LG엔솔은 변동성이 큰 미국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인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여 성과급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1632억원이나 세액공제 금액을 제외하면 1조 5000억원 가량 큰 폭으로 낮아진다. 문제는 직원들이 이 성과급 기준을 납득하지 못해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장착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 직원 1700여 명, 전광판 항의 시위

LG엔솔 1700여명의 직원들은 경영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면서 서울 여의도에서 트럭 전광판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LG엔솔은 미래 실적 기대치가 낮아 직원 성과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LG엔솔이 밝힌 바와 같이, 세액공제 이익의 불안정성, 글로벌 배터리 수요 저하로 인한 향후 이익 감소가 우려되는 것이다.

다만, 문헌들을 볼 때 기업 전망 문제만이 아닌 내부 경영진 관련 비용들이 직원 급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경영진 교체와 직원 급여 간의 관계가 있다[1].

기업은 과거의 성과보다는 미래 예상 성과를 기준으로 CEO 교체를 결정하며, CEO 교체를 통해 기업 정책 및 전략을 변경한다.

주로 기업의 미래 성장률 및 수익이 부정적일 때 그리고 장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때 CEO를 포함한 임원들이 교체된다[2].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 김동명 체제 전환으로 비용 상승할 가능성 높아

LG엔솔 경우도 그러하다. LG그룹과 LG엔솔은 권영수 전 대표의 성장 한계 가능성과 불확실함을 인지하고 이를 극복, 더 큰 성장을 위해 김동명 현 사장으로 CEO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상당한 인력 비용이 든다[3]. 퇴직금, 퇴직연금 등의 퇴직 임원들에 대한 지출 비용이 크고 신임 경영진들에게 이전 경영진보다 더 높은 급여를 줘야하기 때문이다[4].

경험적 연구에서도 신임 경영진들은 기업 전망이 부정적일 때 더 많은 보수를 요구했다[1,4].

향후 기업이 위기에 직면할 시 CEO의 책임, 금전적 피해도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 감수에 대한 급여 프리미엄을 추가한 것이었다.

경영진 교체 비용 및 경영진 보상은 기업 내부 부채(inside debt)이다[3]. 기업의 인력관리 부문에서 평소 지출보다 더 큰 금액이 지출되어야하고 이연보상도 고려되기 때문에 재무상 어려움을 분류된다[3].

특히 기업의 성장 및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용된 신임 CEO는 자신은 위험 보상차원의 급여 프리미엄을 받고, 직원들은 감원 혹은 구조조정하여 기업의 인력관리비 부담을 줄이는 성향을 보인다[1].

또한, 신임 CEO는 자신의 전략 및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시행했다. 실제 CEO 내부 부채가 많은 기업은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CEO 내부 부채 측정에서 표준편차가 1 표준편차 증가하면 자금 조달의 상대적 확률이 17%~25% 증가했다[3].

신임 CEO의 포부이자 기업 전략상, 외부 투자를 늘리고 내부 인력관리비를 줄여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주주 가치 향상과 연결됐다. CEO 내부 부채, 회사채 발행, 주식 수익률 간의 긍정적인 관계가 있고, CEO 내부 부채가 주주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3,5].

 

유럽 2023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엔솔, 실제 신규자금 조달...내부 비용 감축 가능

상기한 선행연구들이 현 LG엔솔의 정황과 동일하다. LG엔솔은 경영진 교체 시기와 맞물리게 회사채 발행 발표를 했다.

1.6조원 자금조달을 통해 글로벌 설비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LG엔솔 김 사장은 조직 효율성 향상 및 질적 성장 전략을 추구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내부 인력관리비 감소를 계획 및 상정했을 가능성이 있겠다. 경영진 교체를 통한 기업 효율성 추구가 일반 직원들에게는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위험 보상이 있는 경영진들은 급여가 높은 반면, 직원들의 급여는 인상되지 않거나 해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1,3].

경영진이었던 권영수 전 대표는 작년 성과를 인정받았다. 공개된 2023년 상반기 보수는 2022년 상반기(10억 4800만원)와 비교해 236.54% 늘어난 35억 2700만원이었다.

퇴직금은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반해 일반 직원은 성과급이 대폭 감소한 듯 보이니 공정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겠다.

기업 급여의 관행적 불평등과 일반 직원의 불만은 사회적 분노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6].

인재 유출이 우려되는 바, LG엔솔과 김 사장은 직원들에 대한 신뢰 회복과 인력관리 비용을 줄인 효율성 추구를 함께 충족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출처
[1] Chen, G. (2015). Initial compensation of new CEOs hired in turnaround situation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36(12), 1895-1917.
[2] Farrell, K. A., & Whidbee, D. A. (2003). Impact of firm performance expectations on CEO turnover and replacement decisions. Journal of accounting and economics, 36(1-3), 165-196.
[3] Freund, S., Latif, S., & Phan, H. V. (2018). Executive compensation and corporate financing policies: Evidence from CEO inside debt.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50, 484-504.
[4] Chang, W. J., Hayes, R. M., & Hillegeist, S. A. (2016). Financial distress risk and new CEO compensation. Management Science, 62(2), 479-501.
[5] Clayton, M. C., Hartzell, J. C., & Rosenberg, J. (2005). The impact of CEO turnover on equity volatility. The Journal of Business, 78(5), 1779-1808.
[6] Faleye, O., Reis, E., & Venkateswaran, A. (2013). The determinants and effects of CEO–employee pay ratios. Journal of Banking & Finance, 37(8), 3258-3272.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