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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넥슨, 김정주 창업주 빈자리 너무 컸나...신작 프로젝트 잇따라 폐기

2024. 3. 4. 14:15
경기도 분당 판교 넥슨 사옥. (사진=넥슨)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넥슨 김정주 창업주의 빈자리가 너무 컸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넥슨의 신작 게임들이 잇따라 프로젝트 중단이나 폐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작년 데이브더다이버의 흥행을 기반으로 올해 글로벌 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넥슨의 각오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22년 김정주 창업주의 갑작스런운 별세와 함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주요 경영활동에 나섰으나,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자사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개발하던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웨이크러너는 근접 전투를 핵심 콘셉트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탑뷰’ 시점에서 가감속을 이용자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게임의 흥미와 매력,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가와 함께 테스트 기간 이용자가 크게 감소해 기본적인 게임 매칭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 제작진은 “후속 개발을 이어가더라도 많은 분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큼 완성도를 올리기 어렵다 판단했다”고 프로젝트 중단 배경을 밝혔다.

 

(사진=넥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연말부터 개발하던 신작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폐기한 게임이 웨이크러너를 포함해 3개다.

실제로 3인칭 슈팅게임(TPS) ‘베일드엑스퍼트’ 서비스를 시작 7개월만에 접었고, 백병전 콘셉트인 ‘워헤이븐’도 얼리 액세스 4개월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이들 게임의 매력과 재미 등 게임성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게임의 방향성이 모호해 흥행에 참패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실제로 에이버튼 대표는 워헤이븐 제작과정에서 매니악한 방향으로 개발해 단품 패키지 방식 판매를 원했지만, 사업부 측은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 (사진=넥슨)

 

넥슨의 상징적 존재인 김정주 창업주의 빈자리가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왔다.

신작 게임 기획부터 개발, 홍보·마케팅, 서비스 등 모든 분야의 전략을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했고, 무엇보다 경영진을 컨트롤하고, 게임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교통 정리해줄 리더가 필요했다.

최근 잇따라 프로젝트가 어그러지면서 그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김정주 창업주가 NXC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운영이 이미 자리잡았고,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탄탄한 기업으로 핵심 의사결정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김정주 창업주) 빈자리가 당연히 있겠지만, 게임 프로젝트 중단과의 개연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