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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MM 재매각 오랜 시일 걸릴 것…30위권 대기업 시너지 제한적”

2024. 2. 21. 10:32

해진공 HMM 지분 매각 철회…"경영권 지속 의미"
30대 그룹, HMM 인수 시너지 제한적…"공기업화 경쟁력 떨어져"
HMM 실적 하락, 해운 업황 우려 발목

HMM소속 컨테이너 선박 (사진=HMM)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최대 선사인 HMM 매각이 결국 불발됐다. 향후 HMM 재매각에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HMM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매각 우선협상자인 하림그룹-JKL 컨소시엄과의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면서 해진공은 HMM 보유지분 전량 매각하는 기존안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HMM 재매각에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진=한국해양진흥공사)


◇ 해진공 HMM 지분 매각 철회…”경영권 지속 의미”

20일 HMM 매각 관련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해진공 지분 매각 철회에 대해 “해진공 입장이 곧 해수부 입장인데,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라면서 “다시 말해 경영권을 지속적으로 관여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해운 산업이 국가기반 산업으로 지속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과 해피(해운 마피아 카르텔)의 특성상 영향력 행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하림그룹과의 협상 결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HMM 매각이 결렬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채권단의 HMM 재매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매각을 위한 시나리오를 재검토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은 28.7%다. 보유 주식수는 1억9760주다.

 

KDB산업은행. (사진=연합뉴스)

 

◇ 30대 그룹, HMM 인수 시너지 제한적…”공기업화 경쟁력 떨어져”

해진공의 지분 매각 철회는 HMM과의 협상 결렬에 따른 차선책으로 당분간 재매각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핵심 관계자는 “향후 HMM 재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오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HMM 몸값이 높아졌고, 시황이 좋지 않아 선뜻 팔 수도 나설 수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언급된 포스코, 현대차, 한화 등 대기업에 HMM 재매각에 대해서 “앞서 채권단 내에서도 HMM 매각 당시 30대 그룹 가운데, 인수 시너지효과가 나는 곳이 제한적이었다”면서 “SK는 해운사를 팔았고, LG는 특정 컨테이너 선사에 맡겼으며, 현대차는 자동차 수출, 포스코는 벌크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매각에 나선다고 해도 채권단 입장에서 어려울 수밖에 없고, HMM이 공기업화 되면 기업으로써의 경쟁력 유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과 하림그룹의 매각 과정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HMM소속 컨테이너 선박. (사진=HMM)


◇ HMM 실적 하락, 해운 업황 우려 발목

HMM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 8조4010억원, 영업이익 58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94.1% 감소했다.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특수가 끝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HMM의 영업이익률은 7.3%로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해도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중국 경기침체 지속, 중동 분쟁, 수에즈운하 통행 제한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업황이 급격히 얼어붙는 분위기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HMM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영구채 등 앞으로 HMM 매각가는 크게 오를 것이고, 해운 장기불황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나서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