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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강신호, 올드보이의 귀환…"2월인사, 이재현의 위기의식"

2024. 2. 21. 10:22
(사진=CJ그룹)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CJ그룹이 실적부진 속 7년만에 해를 넘겨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20년 이후 최소 임원 승진인사라는 점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이재현 회장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16일 CJ그룹은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경영리더)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로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내정한 것”이라면서 “단순히 대표에서 부회장 승진이 아닌 공채 출신 첫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총 19명 가운데, CJ대한통운 6명, 올리브영 4명 등 회사 규모에 비해 승진 인원이 다수 포함됐고, 이는 실적이 우수한 회사에 대한 확실한 포상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강신호 대표는 지난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802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재계에서는 강신호 대표의 CJ제일제당 부회장 복귀에 대해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에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취임한다.

신영수 대표는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CJ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CJ제일제당은 다소 둔화된 실적을 기록하면서 안팎으로 위기의식이 드리워졌다.

이는 해를 넘긴 정기 임원인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CJ그룹은 매년 11월경 전략회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방향성, 임원인사 등을 논의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실제로 이재현 회장은 그룹의 위기 상황에 대해 절실함과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떨어졌고, CJ CGV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단행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그룹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한치호 NBNTV 수석전문위원(행정학 박사)은 "사상 초유의 2월 인사는 선례를 찾아보기 보기드믄 일"이라면서 "이번 인사는 외형성장과 내실 어느 하나도 제대로 구현되는 것이 없는 CJ 그룹에 대한 이재현 회장의 엄중한 의기 의식"이라고 평가했다.

CJ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신임 경영리더에는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이재현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성과를 격려한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에서 각각 6명, 4명이 나왔다.

CJ는 이번 인사에서도 ‘하고잡이’ 젊은 인재들을 리더로 과감하게 발탁했다. 1980년대생 2명, 1990년생 1명을 포함해, 나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CJ그룹의 철학을 반영했다.

CJ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