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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넷마블 방준혁이 공들였던 '메타버스월드', 신기루처럼 사라져

2024. 1. 23. 13:13
(사진=넷마블)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최근 넷마블이 메타버스 사업 계열사를 정리하기로 했다. 70여명에 달하는 전 직원 대상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이다.


메타버스월드는 넷마블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담당했던 회사다. 이번 법인 정리로 사실상 넷마블이 메타버스 사업부문을 정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넷마블은 아이텀게임즈와 함께 블록체인 기업 보노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해 출범한 회사가 메타버스월드다. 불과 2년도 안되 청산작업에 나섰다.


메타버스월드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메타버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개발해왔다.

넷마블 관계자는 메타버스월드 청산에 대해서 “넷마블은 관여하지 않고, 넷마블에프앤씨로부터 공유만 받고 있다”면서 “넷마블은 모회사이므로 넷마블에프앤씨와 혼돈은 피해야 한다”면서 선을 긋는 뉘앙스로 설명했다.


방준혁 의장은 지난 2022년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에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정의를 논하면서 해당 사업들에 대해 공격적이고,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이들 사업을 통해 다소 정체된 성장세에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특히 방준혁 의장이 직접 챙기면서 열정을 나타냈다.

지속가능한 사업 방향을 계속 모색했지만, 경영 상황과 시장 변화로 인해 ‘메타버스월드’ 청산을 결정했다.

문제는 2년도 되지 않은 회사를 정리하면서 임직원들을 권고사직으로 내몰았다는 점이다. 트렌드가 메타버스이고 블록체인이니 한번 해볼까라는 안일함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던 게 아닌지 싶다.

무엇보다 메타버스월드 70여명의 직원들이 권고사직으로 내쫓겼다는 점이다.  

 

넷마블 본사 전경. (사진=넷마블)


앞서 넷마블 관계자의 인터뷰에서 보듯, 메타버스월드는 넷마블에프엔씨의 회사이고, 우리와 상관없다는 식의 무책임함에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한 건 방준혁 의장을 비롯해 경영진일 것이다. 물론 경영진이 책임분담 차원에서 추가적인 결정을 했는지 내부적 속사정으로 자세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미래 부푼 꿈을 안고, 내 일에 최선을 다 했던 직원들은 한순간 회사를 떠나야 했다. 느껴야할 고통이 다르다는 점이다.

방준혁 의장을 비롯해 최고경영진은 사업 추진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큰 권한을 가진다. 그만큼 책임도 뒤따른다.

과연 이번 메타버스월드 직원들의 권고사직까지 내몰릴 동안 넷마블 경영진은 어떤 책임을 졌는지 묻게 된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