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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MM 해상·육상 노조 한목소리로 ”하림, 투기자본에 의존…유보자금 약탈 우려”

2023. 12. 26. 12:26
HMM소속 컨테이너 선박 (사진=HMM)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현금성 자산이 약한 하림은 국민기업인 HMM을 인수할 경우 이자비용만 내다가 끝날 수 있다. 결국 인수금융 한계로 자본약탈적 행위들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 이기호 HMM 육상노조위원장


“하림의 투기자본에 놀아나 (HMM이) 봉이 김선달처럼 되면 안된다. 다른 노조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에 나서겠다” - 전정근 HMM 해원노조위원장

하림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HMM 해원연합노조(HMM 해상 노조)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HMM 육상 노조)가 함께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인수 주체인 하림이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인수자금을 확보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HMM의 자산총액은 25조8000억원에 달하고, 기업집단 가운데, 19위에 오른 대기업이다. 특히 현금성 자산만 무려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M&A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하림그룹 사옥 전경. (사진=하림)


HMM 노조 입장에서는 당연한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림 고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하림 우선협상자 선정과 관련) HMM 노조의 반발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인수 후 구조조정은 물론 경영 독립성 등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림은 NS홈쇼핑, 팬오션 등을 다양한 인수합병 경험을 갖고 있다. 때문에 HMM 노조의 반발 역시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HMM 해상·육상 노조는 한 목소리로 하림그룹으로의 매각을 반대하며 정부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정근 HMM 해원노조위원장은 “팬오션의 시총을 뛰어넘는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해 HMM을 인수하겠다는 건데, 사실상 팬오션을 갈아 넣는 것과 같다”면서 “과거 한진해운 사태를 보면 글로벌 물류선사가 한순간 무너진 바 있고, 무리할 경우 팬오션과 HMM 모두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림의 인수시 HMM 경영 독립성 보장 및 구조조정 무계획 등에 대해서 “HMM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매각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근로조건은 당연히 유지 승계돼야 되고, 독립성도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하림의 투기자본에 놀아나 (HMM이) 봉이 김선달처럼 되면 안된다”면서 “국가 해운산업이 달려 있는 문제로 다른 노조들과 동참해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호 HMM 육상노조위원장 역시 “팬오션 자산규모가 2조원 안팎으로 알려졌고, 유상증자 3조원, NH투자증권 등 금융권 통해 자금 조달하겠다는 건데, 금융대출이 높으면 이자비용만 낼 수밖에 없다”면서 “HMM은 26조 자산, 부채비율 20%도 안되는 국민기업인데, 하림이 HMM을 인수하면 결국 배당 빼가기 밖에 더하겠냐”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노조는 오늘도 국회에서 집회를 했고, 밀실 매각이라고 보고 이 문제에 대해서 공론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면서 “앞으로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한 정보공개 주주간 매매계약 조건 공개 검증을 위해 노동조합 참여를 요구할 방침이고, 거절될 경우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해원노조의 경우 파업을 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고, 육상노조는 임단협이 정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쉽지 않으나, 조합원 궐기대회나, 준법투쟁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건들이 만족되지 않고, 비밀에 붙일 경우 대응 수위를 높여 사회적 여론을 계속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