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지속가능경영

[현장] LX 후계 1순위 구형모 대표, 경영능력 시험대…성적표는?

2023. 12. 11. 14:52
(사진=LX그룹)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범(汎) LG가 4세이자 LX그룹 후계 1순위인 구형모 대표이사 부사장이 올해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지속 탓에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그간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지만, 실적 악화 탓에 올해 승진 명단에서도 빠진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는데요.

사실 후계 1순위라는 전제에서 구형모 대표의 승진 여부를 바라보면 의아할 수 있죠. 아마도 경영권 승계 작업의 ‘숨 고르기’ 차원으로 해석하는 게 가장 적당한 표현 같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몇 년간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왔는데요.

구형모 부사장은 앞서 2021년말 구본준 회장에게 지주사인 LX홀딩스 지분 11.75%를 증여 받았고, 지난 연말에는 신설회사인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때문에 올해 임원인사에서도 소위 구형모 대표의 경영권 승계에 날개를 달아줄 이벤트가 나오지 않을지 관심이 쏠렸죠.

구형모 대표이사 부사장은 지난 1년간 LX MDI를 진두지휘 했고, 외부에서는 그의 경영능력의 시험대로 여겼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LX MDI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62억원, 영업손실 93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년간의 실적을 놓고, 구형모 대표의 경영능력을 논하기는 무리가 있죠. 비교를 위한 기준이 모호했기 때문입니다.

또 LX MDI는 기존 LX그룹의 계열사들과는 사업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기존 계열사가 ▲무역 ▲화학 ▲반도체 ▲건축자재 등 뚜렷한 사업 분야가 있었다면 LX MDI의 주요 사업은 ‘경영컨설팅’입니다.

그룹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 제고 ▲리스크 관리 ▲인재육성을 위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합니다.

다시 말해 그룹의 경영 컨설팅 업무를 도맡아, 브레인과 같은 역할을 했기에 실적이라는 단순 지표로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게 LX의 설명입니다.

가령 올해 LX하우시스는 10조2000만원, LX세미콘 12억5000만원 등이 LX MDI에 지출했죠.

올해 1분기 영업손실 7억4000만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13억4300만원 영업이익으로 단숨에 흑자전환한 겁니다.

LX MDI가 실적 부진을 겪을 경우 LX그룹 등 계열사로부터 컨설팅 수주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에 따라 천지차가 나게 됩니다.

다시 말해 구형모 대표의 경영능력 평가의 지표가 실적 여부라면 사업의 특성상 어렵지 않게 실적개선이 가능한 것이죠.

때문에 내년 LX그룹의 싱크탱크이자 컨트롤타워와 같은 LX MDI의 성장과 함께 구형모 대표 역시 경영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내년은 코로나19 못지 않은 혹독한 경영환경이 예고된 만큼 “어떻게 위기를 돌파 하느냐”에 따라 LX 후계 1순위 구형모 대표의 진정한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