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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이동채 회장, 유증·주식교환 '마법'...에코프로 지분 2배 가까이 늘려

2023. 12. 11. 14:50

◇이동채 회장, 경영권 안정적…”현물출자 동원”
◇“이동채 회장, 분할·유증 통해 에코프로 주식 2배 가까이 확보”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에코프로의 2차전지 종목들이 순항 중이다.


8일 인공지능공시분석 프로그램 타키온월드에 따르면 지난 8일 에코프로는 5.85%, 에코프로비엠은 3.15%, 에코프로머티는 4.25% 상승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주가추이. (사진=구글)


올해 수익률(YTD)은 ▲에코프로가 506.36% ▲에코프로비엠은 235.12% ▲에코프로머티는 134.97%를 각각 기록 중이다.

눈 부신 수익률이지만, 올해 고접이었던 7월 25일 대비로는 절반 정도 하락했다.

 

(사진=에코프로)

 

◇ 이동채 회장, 경영권 안정적…”현물출자 동원”

이렇게 아찔한 주가 변동이지만, 이동채(64) 에코프로 회장의 경영권은 안정적이다.

이 회장은 1998년에 에코프로를 설립했다. 초기 환경 기업으로 출범했지만, 2003년을 기점으로 2차 전지 분야의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후로 2차 전지에 매진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이점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외부 투자를 수혈해야 하기에 창업주의 지분율을 현격히 떨어진다. 때로는 기업을 일궜지만, 낮은 지분율로 경영권을 뺏기기도 했다.


이 회장도 지분율이 낮은 시기가 있었다. 에코프로비엠도 상장주였던 21년 9월 이 회장의 지분율은 13.11%였다. 가족 등 지분율을 합쳐도 18.26%에 불과했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이 회장은 현물 출자라는 기상 천외한 방법을 동원한다”면서 “당시 에코프로는 지주사 전환을 공언하면서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시기였고, 이 회장은 에코프로를 에코프로(존속회사)와 에코프로HN으로 인적 분할했다”고 설명했다.

 

이동채 에코프로비엠 전 회장 (사진=에코프로비엠)

 

◇ “이동채 회장, 분할·유증 통해 에코프로 주식 2배 가까이 확보”

인적 분할 했기에 이 회장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HN의 지분을 모두 갖게 됐다. 여기서 에코프로가 에코프로HN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에코프로는 장부상으로 6765억원을 마련한다. 통상의 유상증자는 에코프로HN이 에코프로의 지분을 받고, 현금을 에코프로 계좌에 이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지배구조가 엉켜서 지주사 전환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지분율 향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자료=타키온월드)


조호진 대표는 “이 회장은 에코프로HN의 현금 대신 에코프로HN 주주들이 자신의 주식을 에코프로 계좌에 집어 넣는 현물 출자를 선택한다”면서 “대신 에코프로HN 주주들은 에코프로 주식을 받게 되고, 여기에 당연히 이 회장과 일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과로 이 회장은 합법적으로 기존보다 두 배 가까운 에코프로 주식을 갖게 된다”면서 “비록 에코프로HN의 이 회장 지분은 모두 없어졌지만, 경영권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호진 대표는 “놀라운 점은 이런 과정이 모두 합법이라는 데 있다”면서 “재벌들이 지분율을 높이고자 불탈법을 서슴지 않다가 종종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는 점에서 기업 운영 초년생인 이 회장은 국내 어느 재벌도 못한 놀라운 마법을 불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남대를 졸업한 이 회장은 공인회계사이다. 재무제표와 지배 구조에서 탄탄한 이론으로 무장한 이 회장이 현물 출자는 전무후무한 방식을 무기로 지분율을 13%에서 20% 수준으로 두배 가까이 높였다”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