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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정지선의 아픈 손가락 ‘지누스’…”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

2023. 12. 8. 11:16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야심차게 인수한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가 끝없는 추락에 근심이 쌓이고 있다.


지누스 인수 당시 9000억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룹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지누스 실적에 주가까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정지선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 되고 있다.  

 

(사진=지누스 제공)

 


◇ 지누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3억원…전년比 70% 급감

7일 증권에 따르면 지누스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291억원, 영업이익 8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2%, 70.6% 급감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 2021년 대비 최대 감소폭을 기록 중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매트리스 1303억원(-25.8% YoY), 매트 리스 외 가구 988억원(-14.3% YoY)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1866억원 (-26.3 YoY), 미국외 글로벌 425억원(+12.9% YoY)으로 집계됐다. 지누스는 미국 시장에서 주력인 매트리스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다.

 

여기에 주요 고객사의 과잉 재고로 인한 발주 제한 정책으로 DI부문에서 큰 폭의 매출 하락이 발생한 결과다.

또 대한민국, 유럽,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등 글로벌 시장 확장 및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확대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로 수익도 곤두박질쳤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일상 회복 이후 가구 수요 감소, 고객사의 한시적인 발주 제한 등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 현대백 인수 후 지누스 주가 8만800만원→1만4650원 곤두박질

지난 6일 종가기준 지누스 주가는 1만4650원이다. 지난 현대백화점이 인수를 밝힌 시점인 지난해 3월 21일 8만800원과 비교하면 무려 81.86% 감소한 것이다.

지누스는 실적 악화와 함께 주가 장기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장 기대치가 크게 하회하면서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지누스의 장기 부진 탓에 현대백화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실적 악화가 주된 원인이나, 지누스에 거액의 자금을 쏟아 부었고, 현대백화점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정지선 회장은 지누스 인수 당시 높은 몸값을 베팅해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누스 인수가격이 부풀려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백화점은 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지누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고작 90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자금 5746억원을 하이투자증권 등으로부터 무담보로 단기 차입한 바 있다. 물론 1년 이내 융통어음이지만, 신용 담보로 이자율이 높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이자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누스의 지지부진한 행보를 정상궤도로 올려 놓는게 정지선 회장의 가장 큰 숙제가 되고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