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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박현주 미래에셋, 공 들이는 인도서 헛발질…200억 가까이 평가손실

2023. 12. 4. 14:22

미래에셋증권 인도 '바이주스', 기업가치 86% 급락
"박현주 회장, 인도 시장 공략 강력한 의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래에셋이 투자한 인도 에듀테크 ‘바이주스(Byju's)’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쳤다.


바이주스는 지난해 투자유치 당시 220억달러(약 28조7200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30억달러(약 3조9100억원)로 무려 86% 가량 급락했다.  

 

(사진=바이주스 홈페이지)


◇ 바이주스, 기업가치 220억달러→30억달러로 곤두박질

4일 외신에 따르면 바이주스에 투자한 프로서스(Prosus)는 바이주스에 대한 지분 가치를 축소하면서 기업가치를 30억달러 미만으로 낮췄다.

바이주스는 인도 에듀테크 업체로 현재 인도의 K-12(고등학교 3학년까지 교육) 온라인 교육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교육 양극화가 높은 편이며, 소득 대비 사교육 지출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바이주스는 비대면 교육 수요가 급증하면서 회원수가 1억5000만명에 달했다.

미래에셋 역시 2021년 13억8000만 루피(약 210억원)를 바이주스에 투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비대면 교육 수요가 급감했고,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 2021년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18배 늘어난 458억 루피(약 7000억원)를 기록했으나, 최근 인도 외환법 위반 혐의로 인도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게다가 2022년 하반기에는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20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위기를 맞았고, 손실액이 매출의 두 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 기간 바이주스 평가가치가 폭락하면서 4000명 이상 해고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바이주스에 투자한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도 기업가치 조정으로 인해 82%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 “박현주 회장, 인도 시장 공략 강력한 의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인도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2000억원 가량 늘렸다.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간파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인도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인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증가했다.

미래에셋 역시 인도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사업확장 및 현지화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구체적 성과는 다소 미비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지난 2022년 기준 영업손실 37억원을 기록하면서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산 평가손실 탓에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3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박현주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섰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보유 중인 투자부동산에 대한 손상 부담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