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복귀, 그룹 성장과 주가 부양 이유
◇셀트리온, 2세 경영에서 별다른 성과 없어...서정진 복귀 불가피
◇복귀와 동시에 터진 서정진 혼외자 논란...그룹 지배구조도 ‘흔들’
◇최고경영자 문제적 사생활, 기업가치에 무조건 악영향
◇이혼 등 가족문제, 기업 소유권 갈등으로...경영·주가·현금흐름에 부정적
◇서정진, 혼외자 은폐...셀트리온, 불투명한 경영방침 가능성 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 5월 8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주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서 회장은 이 날 혼외자 논란에 대해 “개인의 잘못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저에게만 겨누어 주셨으면 한다”고 공식입장문을 통해 말했다.
또 서 회장은 “주주님들께서 제게 부여해 주신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남은 인생을 늘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며 살겠다”라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지난 3월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
◇ 서정진 복귀, 그룹 성장과 주가 부양 이유
앞서 서 회장은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자진사퇴했다가 2년 만인 올해 3월 복귀했다.
셀트리온은 한때 ‘코스닥 황제주’로 통했다.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이 시가총액 1, 2, 3위를 거머쥐었다.
2018년 셀트리온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기면서 이 구도는 깨졌지만 영향력은 여전했다. 2020년 말까지 이들 3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82조원대로 당시 코스피 2위인 SK하이닉스(83조원대)의 자리를 위협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2021년 3월 그룹 경영을 장남인 서진석씨(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와 차남인 서준석씨(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에게 맡기고 은퇴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그룹 안팎의 경영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간 것으로 전해진다.
서 회장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영 복귀로 그룹의 성장과 주가를 끌어올리려 했다.
서진석(왼쪽)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과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의장. (사진=셀트리온) |
◇ 셀트리온, 2세 경영에서 별다른 성과 없어...서정진 복귀 불가피
서정진의 두 아들 서진석과 서준석은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뿐 아니라 상장사인 셀트리온 3형제의 사내이사다.
사실상 2세 경영체제지만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두 아들도 이렇다 할 경영 성과를 내지 못하자 서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회장은 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상장 3사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곧바로 주가가 반응했다. 셀트리온 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정점을 찍고 하향 곡선을 그리던 순간, 서정진 복귀로 반등의 기미가 보인 것이다.
전자공시사이트(DRAT)에 따르면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최근 3년간 반 토막을 넘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올해 초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와 2위 자리를 이차전지 업체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넘기는 수모를 겪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3월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복귀와 동시에 터진 서정진 혼외자 논란...그룹 지배구조도 ‘흔들’
그러나 복귀 직후부터 서 회장은 혼외자 논란으로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서 회장의 혼외자 2명이 지난 2021년 11월 친생자로 인정되었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서 회장 호적에 입적됐다.
관련해 올해 초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혼외자 2명의 친모가 대표인 법인 서린홀딩스, 서원디앤디가 셀트리온 계열사로 신규 편입됐다.
서 회장의 사생활 문제가 개인 도덕성 문제를 넘어 향후 상속·승계 갈등과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라는 공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야기한 것이다.
김태희를 모델로 한 셀트리온 스킨큐어 광고. (사진=셀트리온 스킨큐어) |
◇ 최고경영자 문제적 사생활, 기업가치에 무조건 악영향
전 세계적으로 최고 경영자의 사생활은 구설과 논란의 중심이었다.
과거부터 문헌들은 경영진의 사생활과 직업적 삶의 경계가 중첩되고 경영진의 개인적 갈등 및 부정적 사건들이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보여왔다[1].
일례로 HP의 노트북과 PC 판매를 선두로 이끌고 163% 수익에 주가를 2배 이상 상승시켰던 CEO 마크 허드는 혼외정사로 인해 해고되고 기업 가치를 훼손해 법적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2].
경영진의 결혼, 자녀 양육과 같은 개인적 생활 특성은 리더십에 영향을 미친다[3].
또한, 개인이 경험하는 주요한 인생 사건들은 기업의 재무성과, 전략적 선택, 사회 윤리적 문제, 혁신 및 거버넌스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반적인 정책과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4].
아울러 경영진의 결혼생활은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경영자 개인이 보유한 재산은 그 가족들에게도 소유권이 있다. 가족들은 경영자의 주식, 자산 등의 재산을 적극 요구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셀트리온제약 전경. (사진=셀트리온제약) |
◇ 이혼 등 가족문제, 기업 소유권 갈등으로...경영·주가·현금흐름에 부정적
이혼과 같은 가족 문제는 기업의 소유권 갈등으로 확산된다.
연구에 의하면, 사회적으로 경영자의 가족 갈등이 우려되는 경우 기업은 그 대응 및 처리에 경제적 손해를 입었고 주가와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1].
더욱이 경영자의 가족 갈등 및 재산 소유 갈등은 기업 지배구조의 위기로 작용하며 현금 부족 및 경영의 어려움으로 작용했다[1].
다시 말해 서정진 회장의 경우 현재 부인과 자녀를 포함해 혼외자와 그 친모 역시 셀트리온 그룹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소유 갈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자의 안정된 결혼생활은 경영자 개인의 사회윤리적 바람직성과 헌신적 가치를 통해 나온 산물이며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된다.
사생활 문제가 없는 경영자는 직원, 고객, 주주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잠재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회에 장기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극대화하는 친사회적 행동을 한다[5].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과문. (사진=셀트리온 홈페이지 캡처) |
◇ 서정진, 혼외자 은폐...셀트리온, 불투명한 경영방침 가능성 커
반대로 서 회장과 같이 사생활 문제가 있는 경영자는 기업 정책 및 방향이 비윤리적일 수 있고 사회와 기업에 부정적 결과들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서 회장의 경우, 셀트리온 그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족들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자신의 문제 혹은 비윤리성을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개인적 가치와 특성은 셀트리온 그룹 방침에 대입할 수 있는바, 셀트리온 그룹이 주주들에게 투명하지 않고 부정성을 회피하거나 숨기는 측면이 있을 수 있겠다.
셀트리온 서 회장과 같이 기업을 대표하는 경영자의 사생활 문제는 기업의 이미지로 각인되고 조직 전체의 문제로 전환되어 여러 손해를 야기한다[6].
이에 따라 서 회장은 공식 사과한 바대로 자신을 성찰, 반성하며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헌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 문제가 있는 경영자는 비윤리성이 의심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서 회장 자신과 셀트리온 그룹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 및 헌신 활동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출처
[1] Neyland, J. (2020). Love or money: The effect of CEO divorce on firm risk and compensation.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60, 101507.
[2] Blodget, H. (2011). Well, there’s no longer any mystery why HP fired mark Hurd. Business Insider.
[3] Van Doorn, S., Heyden, M. L., & Reimer, M. (2023). The private life of CEOs; A strategic leadership perspective. The Leadership Quarterly, 34(1), 101679.
[4] Bromiley, P., & Rau, D. (2016). Social, behavioral, and cognitive influences on upper echelons during strategy process: A literature review. Journal of Management, 42(1), 174-202.
[5] Hegde, S. P., & Mishra, D. R. (2019). Married CEOs and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58, 226-246.
[6] Quigley, T. J., & Hambrick, D. C. (2015). Has the “CEO effect” increased in recent decades? A new explanation for the great rise in America's attention to corporate leaders.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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