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사태 원인, 소시에테제네랄 증권 CFD 지목
◇CFD, 주식시장 악영향·범죄에 취약 정평...사실상 ‘투기’
◇중개인과 투자자 불투명...자금세탁과 사기에 취약
◇내부정보 없이 투자수익 불가능..거래 많을수록 손실↑
◇CFD, 증권사·중개인보다 투자자가 대부분 책임지는 구조
◇CFD, 주가변동성 구간에서 난립...반등 가능성도 극히 일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지난 24일부터 프랑스계 증권사인 SG(SocieteGenerale: 소시에테제네랄)증권의 대량 매물로 인해 일부 상장기업의 주가폭락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등의 기업들이 최대 30% 급락하면서 3 거래일 만에 7조 3906억 원이 증발했고, 연속 하한가 행진은 진행 중이다.
소시에테제네랄, 임창정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 주가폭락 사태 원인, 소시에테제네랄 증권 CFD 지목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급락 사태의 원인을 SG증권의 CFD로 보고 있다. 아울러 폭락 중인 기업들이 특별한 호재나 악재가 없었다는 점 때문에, 주가를 조작하려는 투기 세력 연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특별사법경찰을 동원해 하한가 종목 속출 현상의 배경으로 지목된 주가조작단 일당과 관련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CFD(Contracts For Difference: 차액결제 거래)는 투자자가 10~40%의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투자자 대신 주식을 매매하고 차익으로 수익을 제공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투자자는 소자본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모든 손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적정 증거금을 유지 못하면, 증권사가 체결한 주식 거래를 청산하는 등 반대매매를 시행한다.
이번 SG발 주가폭락 사태도 주가조작 세력의 의심되는 자들의 CFD 손실 발생에 따른 대량 매매 그리고 SG증권 반대매매의 결과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사장단을 소집해 주식시장에서 최근 논란되고 있는 빚투와 차액결제거래(CFD) 등에 대해 위험 관리를 당부했다. 사진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
◇ CFD, 주식시장 악영향·범죄에 취약 정평...사실상 ‘투기’
해외에서 CFD는 성행하는 주식투자 상품이나 투기성과 불투명성을 가지고 있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범죄에 매우 취약하다[1].
구체적으로 CFD는 높은 수준의 위험한 투자를 감행하는 차입 단기 투자 상품으로 투기에 속한다[2,3].
투자자들은 CFD의 레버리지 특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일반 투자자보다 배수의 손익 혹은 손실을 얻을 수 있다. 또 대량의 잠재적 매도 주식인 오버행(overhangs)이라는 시장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이 같은 오버행 현상은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대량 매도를 예견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시장 기능과 거래를 제한시킨다[4].
실제 오버행이 시행되면 증권사의 대량 매도로 인해 해당 상장 기업과 시장은 끔찍한 폭락을 경험하게 된다. 과거 아일랜드발 금융 악재의 시작으로 알려진, 앵글로아이리쉬 은행의 주가 붕괴 및 파산은 CFD의 대규모 오버행이 원인이었다[4].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장 장료 후 피곤한 듯 눈을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중개인과 투자자 불투명...자금세탁과 사기에 취약
해외사례를 보면, 증권사 CFD 거래에는 대부분 중개인이 있고, 투자자와 중개인이 누구인지에 대해 불투명하다[1-5].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CFD는 자금세탁과 사기 범죄에 상당히 취약하다[6].
또한, CFD 상품에 본질적으로 사기성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CFD 중개인이 제시하는 높은 수익성과 정보들은 부적절하고 오해의 소지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1].
일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SG발 주가폭락 사태에 연루된 개인 투자자들도 석연치 않은 투자 절차와 방식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아일랜드, 호주, 독일 등, 전 세계적으로 CFD 중개인들의 거래 부정행위에 대한 수많은 사례가 있다[3].
주식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은 중개인에게 투자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CFD 중개인들은 조직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을 유치·관리하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마치 도박과도 같은 높은 수익성을 제시하면서 사기를 설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7].
SG발 주가 폭락 사태에 관계된 투자자자들도 신분증과 메일주소, 은행계좌, 집주소 등 개인 정보를 통째 알려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수익 보장에 정·재계 인사와 의사, 유명 연예인 등이 투자자로 대거 참여했다. 가수 겸 연기자 임창정 씨도 그중 한 명으로 전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SG(소시에테제너랄)증권발 증시 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금융감독당국과 검찰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사태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
◇ CFD, 내부정보 없이 투자수익 불가능..거래 많을수록 손실↑
다수의 연구에서 CFD는 내부정보가 없으면 투자수익을 낼 수 없다. 또 거래가 빈번해질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8].
중개인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대규모 CFD 거래를 시행한다. 연구에 따르면 해당 투자거래 대부분이 실패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CFD로 인한 큰 손익은 내부거래 혹은 주가조작으로 인한 범죄로 의심될 뿐이다.
금융위와 언론 등에 따르면 주가조작 세력으로 알려진 H회사는 영업팀과 매매팀, 선물팀으로 구성됐다. 영업팀은 2인 1조로 움직이며 다단계 방식으로 사람들을 모집한다.
대포폰을 통해 투자자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주식 계좌를 만들게 했다. 주가조작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 최소금액은 3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핸드폰으로 자기네끼리 거래를 하며 통정거래를 진행했다. 동일 장소에서 주가조작을 하면 조사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IP주소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각자 다른 장소에서 거래를 진행했다.
투자 대상은 유통 물량이 적어 쉽게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들이 선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
◇ CFD, 증권사·중개인보다 투자자가 대부분 책임지는 구조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8개 종목 주가 폭락 사태가 증권사-투자자 간 초대형 구상권 청구 소송으로 번질 전망이라는 주장이다. 일부 증권사는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될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언론 보도와 달리 실패 위험이 큰 CFD 상품에 있어, 중개인과 증권사는 투자 손실을 모두 투자자의 책임으로만 한정시키는 장치들을 마련해 둔다. 바로 반대매매와 같은 조건들이 CFD 중개인과 증권사를 보호하는 동시에, 오버행을 발생시키고 실제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 시 대량 매매로 주가를 폭락시킨다[4].
이는 오해의 소지가 큰 혹은 사기성 상품을 중개하는 중개인과 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알고도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의 이기주의적 행태이다.
현재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경우, 대량 매도가 손익인지 손실인지 알 수 없으나 CFD 중개인과 해외 증권사의 범죄 또는 이기주의적 행태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 CFD, 주가변동성 구간에서 난립...반등 가능성도 극히 일부
이외로 기존 연구에서 CFD 투자자는 레버리지 사용을 늘리기 때문에 시장 주가가 극심히 변동하는 시기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4].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 시기에 CFD 문제가 더 자주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 침체 위기로 인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촉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유사한 사태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시장의 주요 상장기업이 주가폭락 경험 후 주가 변화를 연구한 내용이 있다.
연구 결과는 특정 달 동안 20% 이상 폭락한 기업의 경우, 일시적으로 투자자 과소 반응으로 주가 하락을 경험한다. 이후 4개월에서 12개월 뒤에는 12% 이상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 특히 제조주와 기술주가 확실한 회복 혹은 반전 상승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SG증권 사태로 인해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등 상장 기업의 주가가 폭락했지만 어느 정도 회복할 가능성도 적지만 기대해 볼만하다.
투자자들은 이번 SG증권 사태 그리고 추후 유사한 사태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투자한 기업이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다면 인내가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출처
[1] Barnes, P. (2018). Recent developments in investment fraud and scams: Contracts for Difference (‘CFD’) spread betting and binary options and foreign exchange (‘Forex’) sometimes collectively known as ‘forbin’–the UK experience.
[2] Brown, C., Dark, J., & Davis, K. (2010). Exchange traded contracts for difference: Design, pricing, and effects. Journal of Futures Markets, 30(12), 1108-1149.
[3] Corbet, S., & Twomey, C. (2014). Quantifying the effects of the inclusion and segregation of contracts for difference in Australian equity markets. International Journal of Economics and Financial Issues, 4(2), 411-426.
[4] Corbet, S., & Twomey, C. (2014). How have contracts for difference affected Irish equity market volatility?. The Economic and Social Review, 45(4, Winter), 559-577.
[5] CENTRAL BANK OF IRELAND, 2011. ‘Central Bank inspection identifies compliance concerns in Contracts for Difference and Financial Spread Betting Firms’, Information Release, 16th of June, 2011.
[6] Biggins, J. (2013). Dirty complexity: Money laundering through derivatives. In Research Handbook on Money Laundering (pp. 321-331). Edward Elgar Publishing.
[7] Birkenheier, J. E., & Vasios, G. (2015). The Application of Morrison in an Era of Electronic Trading and Increasingly Global Markets. Journal of Business and Securities Law, 15(2), 53.
[8] Barnes, P. (2021). The use of contracts for difference (‘CFD’) spread bets and binary options (‘forbin’) to trade foreign exchange (‘forex’) commodities, and stocks and shares in volatile financial markets.
[9] Benou, G., & Richie, N. (2003). The reversal of large stock price declines: The case of large firms. Journal of Economics and Finance, 27(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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