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승승장구 시절...김동관, 수소사업 진출에 열의
◇창업자 사기에 니콜라 폭락...투자 결정 주체 ‘김동관에서 한화로’
◇“니콜라 투자 실패는 최고 경영 김동관 책임”
◇승계, 사업적 불확실성↑...후계자 긍정 평판에 무리한 투자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니콜라의 끝없는 주가 폭락으로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의 평판이 흔들리고 있다.
톰슨 로이터 등에 따르면 2014년 창립한 니콜라는 트럭과 승용차를 만드는 업체로 수소 트럭 분야의 테슬라로 통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
◇ 니콜라 승승장구 시절...김동관, 수소사업 진출에 열의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한화종합화학)는 미국 현지법인 그린니콜라홀딩스를 설립하고 총 1억 달러(1,200억 원)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2213만주)를 취득했다.
이후 니콜라의 주가가 승승장구하여 한화그룹 역시 투자에 성공한 것으로 여겨졌다.
관련해 당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니콜라를 발굴하고 투자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부회장은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을 만나는 등 한화그룹의 니콜라 대규모 지분 투자를 진두지휘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직접 지분투자 뿐만 아니라 사업 파트너로 니콜라를 앞세워 미국 수소사업 확대에 강한 열의를 보인 바 있다.
우선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충전소에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우선 공급 권한을 지니고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니콜라와 협력을 통해 큐셀부문에서 미국 수소충전소용 태양광 모듈 공급, 첨단소재부문에서 미국 수소충전소용 탱크와 트럭용 수소탱크 공급, 케미칼 부문의 수소생산기술 개발 등을 준비한 바 있다.
니콜라의 창업자 겸 CEO였던 트레버 밀턴.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 창업자 사기에 니콜라 폭락...투자 결정 주체 ‘김동관에서 한화로’
그러나 2020년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사기로 니콜라는 무너졌다.
트레버 밀턴은 완성되지 않은 기술을 앞세워 투자자를 속인 혐의로 기소됐고, 2022년 10월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그에게 사기죄 유죄 평결을 내렸다.
한때 주당 93.99달러까지 상승했던 니콜라 주가가 최근 1달러 이하까지 폭락했고 부진이 가속화되었다.
인공지능 공시분석프로그램 <타키온>에 따르면 니콜라는 지난 5월 19일 76센트에 거래됐다. 시가총액도 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952억원 가량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요 부진 때문에 올해 5월 말부터 애리조나주 쿨리지 공장 생산이 일시 중단된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은 니콜라 사기 논란 이후부터 니콜라 보유지분을 축소해 왔으나 아직 절반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앞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는 지난 2018년 11월 니콜라 주식 2213만주를 취득했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니콜라에 출자한 1억 달러와 취득 주식을 단순 계산하면 1주당 4.5달러 상당으로 추산된다.
관련해 한화 측은 니콜라 투자는 김 부회장의 지휘가 아닌 기업 이사회 결정임을 밝힌 바 있다.
니콜라 CI. (사진=연합뉴스) |
◇ “니콜라 투자 실패는 최고 경영 김동관 책임”
기업의 경영적 투자는 최고 경영자의 전략 및 결정에 의한 것이므로 그 실패 책임 역시 최고 경영자에게 있다[1]. 한화그룹의 니콜라 투자 및 그 실패 역시 김동관 부회장의 책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는 그 성과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단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적합하다[2].
그러나 한화의 니콜라 투자와 같이 단기 이익이 아닌 기업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장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투자라면 투자 기업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포트폴리오 작업이 매우 중요해진다.
한화는 과거 니콜라 투자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가 이후 문제점이 밝혀지면서 실패하게 된 사례이다. 이러한 실패는 김 부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의 투자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이 미흡하고 투자 수익을 과대평가해 포트폴리오가 적절치 못했던 결과인 것이다[3].
선행연구는 투자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경영자의 투자왜곡을 꼽고 있다. 경영자는 기업 및 개인의 긍정적 평판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 선택을 한다[4].
때문에 투자에 대한 사업적 타당성 및 수익성보다 외부 인식과 이미지를 더 고려하게 된다. 좋은 사업을 수행한다는 평판을 얻기 위해 수익성 없는 투자를 하는 왜곡이 발생하는 것이다[4].
기업의 경우 사업적 불확실성에 봉착하면 과도한 투자 결정을 내리고 경영자의 왜곡된 투자도 허용하는 것으로 보인다[5].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
◇ 승계, 사업적 불확실성↑...후계자 긍정 평판에 무리한 투자
선행연구들을 한화에 대입해 볼 수 있겠다. 김 부회장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 입사 ▲2015년 한화큐셀 임원 ▲2020년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2022년 한화솔루션 부회장 ▲2023년 한화그룹 대표이사 부회장까지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한화그룹의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승계는 리더가 교체되는 큰 변화이자 사업적 불확실성이기에 후계자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평판이 매우 필요하다[6].
승계 과정에서 김 부회장이 주로 선도한 친환경 에너지 등의 신규 사업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 구축이 매우 필요했던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니콜라에 대한 투자 역시 적합성 및 손실 위험보다는 수소 사업 투자로 ESG를 추구한다는 이미지와 사회 및 시장에서의 긍정적 평가에 더 집중했을 것으로 보인다[7].
기업 역시 경영자에 대한 평판을 우려한 탓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발생시킨다.
기업은 평판 우려로 인해 경영자가 실제 성공보다는 성공지표에 치중한 투자 선택을 하게 만든다. 또한, 투자 및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영자의 문제점 혹은 부정적인 정보의 전달을 지연시켜 평판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8].
대우조선해양과 한화 (사진=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 알파경제) |
◇ 한화 투자, 후계자 김동관 평판 고려...사업 위험, 동반 증가
그 결과 단기적으로 시장에 좋게 보이는 투자 전략을 설계할 수 있으나,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은 실패하는 경우들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경영자의 긍정적 평판을 빠르게 향상시키기 위해 더 많은 투자와 더 적은 적합성이라는 반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4].
외부에 경영자의 존재감을 나타내고자 여러 사업을 시행,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을 하지만 이러한 사업과 투자들이 기업에 적합하지 않아 실패할 위험이 크다는 의미이다. 한화그룹 역시 여러 신규 사업에 투자했고 최근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 중에서도 니콜라 때와 마찬가지로 ‘김동관의 진두지휘’는 빠지지 않는 키워드로 채워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내려온 정치권 낙하산 관행 ▲ 정권마다 바뀌는 경영진과 낙하산 인사에 맞서는 강성노조 등이 걸림돌로 평가돼, 회사 정상화와 한화DNA 심기에는 어려운 고비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종합해볼 때, 니콜라를 포함한 한화그룹의 여러 사업 투자 과정에는 김동관 부회장의 후계자로서 평판이 고려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 부회장의 대내외 존재감과 긍정적 평가에 치중한 사업 선택은 왜곡을 발생시키고 세밀한 모니터링 부족과 중ㆍ장기적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니콜라와 같은 실패 사례가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
낮은 수익성은 관리 재능의 부족을 뜻하는바[4], 한화그룹과 김동관 부회장의 향후 경영 및 사업 관리를 잘 살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출처
[1] Chakraborty, A., Sheikh, S., & Subramanian, N. (2007). Termination risk and managerial risk taking.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13(1), 170-188.
[2] Busse, J. A., Goyal, A., & Wahal, S. (2010). Performance and persistence in institutional investment management. The Journal of Finance, 65(2), 765-790.
[3] An, H., & Zhang, T. (2013). Stock price synchronicity, crash risk, and institutional investors.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21, 1-15.
[4] Hirshleifer, D. (1993). Managerial reputation and corporate investment decisions. Financial management, 145-160.
[5] Zhu, G., Hu, W., Che, S., & Yang, D. (2020, July). Stock Price Volatility, Equity Balance and Corporate M&A. In 2020 39th Chinese Control Conference (CCC) (pp. 7695-7700). IEEE.
[6] [Miller, D., & Le Breton-Miller, I. (2005). Managing for the long run: Lessons in competitive advantage from great family businesses. Harvard Business Press.
[7] Sadorsky, P. (2003). The macroeconomic determinants of technology stock price volatility. Review of Financial economics, 12(2), 191-205.
[8] Zhu, G., Hu, W., Che, S., & Yang, D. (2020, July). Stock Price Volatility, Equity Balance and Corporate M&A. In 2020 39th Chinese Control Conference (CCC) (pp. 7695-7700). I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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