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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KT가 이동통신 가입자 3위에 민감한 까닭은

2023. 11. 17. 14:37

◇KT “집계 방법이 잘못됐다..우리가 2위”
◇과기정통부, 알뜰폰 가입자에 ‘사람+사물’ 통합 집계
◇김영섭 대표이사 취임 후 집계서 KT 3위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이동통신 사람 가입자는 KT가 LG유플러스보다 많습니다”

KT가 지난 주 뜬금없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죠. 당시 발표의 주된 내용은 '사람 가입자 2위는 KT'였습니다.

사실 KT가 이동통신에서 LG에 밀려 3위로 밀린 적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니, 충격적인 사실이긴 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KT는 기자들에게 미주알고주알 설명했는데요.

KT 광화문 사옥. (사진=연합뉴스)


◇ KT “집계 방법이 잘못됐다..우리가 2위”

지난 9일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SK텔레콤이 3116만8214만개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LG유플러스가 1801만6932개, KT가 1713만3388개로 집계됐는데요. 근소한 차이지만 LG유플러스가 KT를 앞선 통계입니다.

3위 KT는 과기정통부의 집계 방식이 잘못됐다고 반발합니다.

반발 지점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사람 가입자가 있고 사물통신 가입자가 있는데, 둘을 섞어놔 시장의 혼동이 오게 했다는 겁니다.

듣고 보면 그럴듯한 얘기입니다.

그럼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가입자 회선 집계 방식을 갑자기 바꾼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2021년 11월 24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알뜰폰 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과기정통부, 알뜰폰 가입자에 ‘사람+사물’ 통합 집계

과기정통부는 이미 2021년 알뜰폰(MVNO) 1천만 돌파 선언 때 사람가입자와 사물가입자(IOT+차량통신 등) 모두를 통합집계했습니다.

당시에도 꼼수 1천만 돌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죠. 과기정통부는 사물이건 사람이건 1회선 가입은 동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라는 3사 과점체제 타파의 명분으로 제4 이동통신격으로 알뜰폰을 전략적으로 키워야 했고요.

그래서 가입회선 1천만 돌파라는 이벤트가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집계 방식이 사람+사물 회선가입자 통합 집계입니다.

이 같은 과기정통부의 다급함을 이통 3사 모두 알았기에 알뜰폰 1천만 돌파 선언 때 KT 포함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현재도 현대차와 기아차, 벤츠 등 자동차 회사가 알뜰폰 회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 회선 중 자동차 회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78.2%에 수준입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 김영섭 대표이사 취임 후 집계서 KT 3위

KT의 아픈 지점은 LG유플러스에 밀려 근소한 차이로 3위 한 것이 아닙니다.

우여곡절 끝에 취임한 김영섭 신임 대표이사가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뒤 얻은 '꼴찌 KT' 꼬리표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LG시절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을 만큼 사업재편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KT에 취임하고 나서는 구조조정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고 무리 없는 임단협 등을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가장 핵심인 이동통신 부문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부 발표에서 덜컥 3위로 떨어지고 만 겁니다.

김영섭표 리더십에 의문이 생길만하죠. 구조재편 없이 전임 구현모식 KT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안정보다는 안일함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분간 이동통신 KT 꼴찌는 유지될 전망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꼴찌 꼬리표를 떼기 위해 김영섭 대표가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살펴보는 일입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