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 ㊴천당과 지옥을 오간 에코프로, 흔들리는 펀더멘털과 거버넌스

2023. 11. 10. 12:03

◇에코프로, 전기차 시장 둔화가 주가 약세 원인
◇높은 생산단가와 흔들리는 공급망이 부담
◇원자재 가격 하락에 수익성 저하
◇에코프로, 신기술 산업의 위험성과 변동성 내재
◇2차 전지 위험, 단기에 해소 어려워... 내부 신뢰 문제도 부각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김종효 기자] 에코프로 주가가 올해 7월 26일 153만 9천 원까지 치솟았다가 약 3개월 만인 11월 1일 59만 원으로 추락하였다. 약 –62% 하락률로 시가총액은 41조 원 수준에서 16조 원 수준으로 크게 위축되었다. 에코프로 주가의 단기간 급락과 과도한 변동성에 투자자들의 충격과 혼란이 큰 실정이다.

 

(사진=에코프로)

 

◇ 에코프로, 전기차 시장 둔화가 주가 약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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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주가 급락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른 2차 전지 사업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부진 그리고 제너렐모터스(GM), 포드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LIB)를 주축으로 하는 2차 전지는 급등하는 에너지 사용과 환경 보호의 대안으로써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및 에너지 저장 지원 전력 시스템과 같은 신기술 산업을 충족하기 위한 2차 전지 수요가 급증하였다[1].

에코프로 하이니켈 양극재. (사진=에코프로)


◇ 높은 생산단가와 흔들리는 공급망이 부담

에코프로는 대표적인 국내 2차 전지 핵심 소재 제조사로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에코프로와 같은 2차 전지 기술 기업의 가치도 상승하였다.

그러나 전기차 및 관련 산업들은 신기술이기에 내재된 여러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주요 위험 요인은 기술 개발 및 상용화가 완전치 않은 상태인 점과 높은 생산 단가, 원자재 및 부품의 공급망 문제이다[2]. 전기차 배터리는 아직 제한적이다.

여전히 주행거리나 충전 시간 문제 등을 지적받고 있다. 또한 가격이 높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 악화할 시 소비자들의 구매가 바로 위축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원자재 및 부품에 대한 의존도는 더 큰 문제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자재인 리튬과 이외 금속 물질(코발트, 니켈, 망간 등)은 일부 국가 및 업체에서만 공급하고 있다[2].

전 세계 리튬 매장량 및 채굴량의 74% 이상이 칠레와 중국이며, 50여 개의 업체가 공급하고 있다[3,4].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코발트 생산은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되어 있어 예측이 어렵고 정치적 위험성까지 안고 있다[1,5]

제한된 국가 및 업체가 배터리 원재료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공급의 취약성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 원자재 가격 하락에 수익성 저하

실제 이러한 원자재 문제들은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차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전기차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2]. 원재료 공급의 취약성으로 인해 배터리 제조 및 전기차 가격이 불안정해지고 이에 따른 수요・공급이 불안정해지는 실정이다.

에코프로의 경우도 최근 리튬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비싸게 구매한 리튬으로 만든 양극재를 시장 경쟁 상황상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여 손해를 보는 것이다.

중국 리튬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를 기대하고 재고를 쌓아두었다가 한 번에 소진하면서 야기된 사태였다. 중국은 배터리 수요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중국 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1].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가 10월 20일 충북 오창 본사에서 열린 에코프로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 에코프로, 신기술 산업의 위험성과 변동성 내재

에코프로의 2차 전지는 신기술 산업으로 여러 위험성과 변동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에는 이러한 위험성이 잘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관련 주식 시장 연구를 보면,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 관련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핵심 광물 채굴, 첨단 배터리 기술, 전기차 OEM 및 충전 회사와 관계가 있었다[6].

전기차 관련 소수의 기업 및 원재료 업체가 서로 의존하고 어떤 한 기업의 문제나 사건이 다른 기업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는 구조였다.

또한,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 관련 기업 주가는 기술주와 동일한 성격을 나타냈다[6]. 다수 문헌에서 신기술 기업 주가(기술주)는 과열되기 쉬웠다[7,8].

인류의 신기술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반영되어 거래량이 많고 가격이 급등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기술주는 급격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높은 변동성, 상대적으로 낮은 주식 공급, 장기 공매도와 관련성이 높았고 광범위한 의견 분산(기업 가치 및 주가에 대한 분석과 의견이 다양함)의 특성이 나타났다[7].

이를 에코프로의 주가 거품, 고평가, 공매도 논란에 대입해 볼 수 있겠다.

이러한 기술주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상기한 신기술 산업의 위험성을 인식하여 과잉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8].

선행연구로 유추하면, 원재료, 관계 산업 간의 강한 의존성 등의 위험성이 이미 전기차 수요와 공급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사진=에코프로)


◇ 2차 전지 위험, 단기에 해소 어려워... 내부 신뢰 문제도 부각

전기차 배터리 관련 위험성이 단기간 해결되기 어려운 바, 에코프로의 확실한 수익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생산 물량, 가격 역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에코프로에는 내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앞서 이동채 전 회장 및 전⋅현직 경영진과 임직원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주식거래에 활용하여 법정 구속되었다.

그런데 이 전 회장이 복역 중인 10월 16일~19일에 이 전 회장의 보유 지분을 제 3자가 매도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있었다. 핵심 주주의 비윤리적 행위에 더해 핵심 주주 본인도 모르는 범죄가 발생한 것이다.

주가 부양책이 시급한 실정에서의 내부 문제들은 에코프로의 가치를 저하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는 주주가 이해할 기업 투명성과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고, 향후 기업의 실적 회복 방안을 구체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겠다.

투자자들은 에코프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위험성 파악을 선행한 후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출처
[1] Zhao, Y., Pohl, O., Bhatt, A. I., Collis, G. E., Mahon, P. J., Rüther, T., & Hollenkamp, A. F. (2021). A review on battery market trends, second-life reuse, and recycling. Sustainable Chemistry, 2(1), 167-205.
[2] Mo, J. Y., & Jeon, W. (2018). The impact of electric vehicle demand and battery recycling on price dynamics of lithium-ion battery cathode materials: a vector error correction model (VECM) analysis. Sustainability, 10(8), 2870.
[3] Roskill Information Services. (2013). Vanadium: Global Industry Markets and Outlook. Roskill Information Services Limited.
[4] Martin, G.; Rentsch, L.; Höck, M.; Bertau, M. Lithium market research—Global supply, future demand and price development. Energy Storage Mater. 2017, 6, 171–179
[5] Rodrigues, L.E.O.C.; Mansur, M.B. Hydrometallurgical separation of rare earth elements, cobalt and nickel from spent nickel–metal–hydride batteries. J. Power Sources 2010, 195, 3735–3741
[6] Plante, M. (2023). Investing in the Batteries and Vehicles of the Future: A View Through the Stock Market.
[7] Cochrane, J. H. (2002). Stocks as money: convenience yield and the tech-stock bubble.
[8] Teti, E., & Maroni, D. (2021). The new great bubble in the technology industry?. Technology Analysis & Strategic Management, 33(5), 520-534.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