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 ㊵한화생명보험, 성과주의 매몰로 보험사기 키웠나...CEO 여승주, 사회적 책임의식 필요

2023. 11. 14. 15:03

◇한화생명, 문제 인지에도 경징계로 문제 키워... 소송 제기
◇보험설계사, 성과주의로 비윤리적 관행 커져
◇차등 인센티브, 목표 성정 등 성과제도가 문제 키워
◇설계사 윤리교육 부족, 고성과자 일탈은 관대
◇문제 원인도 고객 및 상황 탓... 처벌도 미약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사회적 책임 의식 필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김종효 기자] 성과주의에 빠져 보험 사기 키운 한화생명보험


한화생명이 보험설계사의 사기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보험모집 자격을 유지해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있다.

앞서 한화생명 소속 보험설계사 A씨는 허위 신탁상품 가입을 권유해 총 67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4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하였다.

 

A씨는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징역 7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다.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 63빌딩 전경. (사진=한화생명)

 

◇ 한화생명, 문제 인지에도 경징계로 문제 키워... 소송 제기

 

문제는 한화생명이 지난해 이 문제를 발견했음에도 지점장 등에 경고와 같은 가벼운 징계를 내렸고 A씨의 보험모집 자격도 유지시킨 점이다.

전수조사 등 사건 관련 추가 조사와 대응이 없어 사실상 사기를 묵인한 결과가 되었다.

이에 따라 보험설계사 개인 일탈로 책임을 제한하던 한화생명에 사기 피해 책임과 보상 의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기 피해자들은 한화생명에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위자료 등 수십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보험사기. (사진=연합뉴스)


◇ 보험설계사, 성과주의로 비윤리적 관행 커져

보험설계사의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판매 관행에 대한 연구가 많다[1].

사회에서 보험 영업 사원의 비윤리적 행위로 인한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보험사와 고객 간의 갈등이 잦기 때문이다[2].

보험설계사는 영업 실적 달성과 같은 직업적 이익을 위해 비윤리적인 판매 행위에 빠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3]. 고객에게 보험 상품의 위험성이나 손해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보험 처리 등에 성실하지 않은 것이다.

일부 보험설계사는 허위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기회주의적 사기 행위를 시행하고 사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한다. 한화생명 보험설계사의 사기도 이에 속한다.

다수 연구에서 보험설계사의 비윤리적 행위 원인으로 보험사를 지적하고 있다. 생명보험 업계 내 고객 기만적인 영업 관행이 만연해 있고 제도화되어 있어, 보험설계사가 비윤리적인 행위와 범죄에 빠져든다는 것이다[4].

 

보험 가입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 차등 인센티브, 목표 성정 등 성과제도가 문제 키워

보험사에서 영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다양한 제도들, 예로 영업 목표 설정, 차등 인센티브 및 추가 수당, 실적 비교, 보험왕과 같은 칭호는 보험설계사들에게 성과 우선주의 문화를 함양시킨다.

이는 비윤리적 행위로 전환되어 보험설계사가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고객을 기만하게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보험사의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모두 개인의 문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 사기. (사진=연합뉴스)


◇ 설계사 윤리교육 부족, 고성과자 일탈은 관대

보험설계사가 범죄나 비윤리적 행위를 했을 시 혹은 고객 간 갈등 발생 시 보험사는 이를 보험설계사 개인의 책임으로 보고 조직적으로 책임을 회피한다[4].

보험설계사의 비윤리적 행위 및 고객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보험사의 특징이 있다.

문제 보험사들은 보험설계사의 비윤리성과 범죄 의도에 대한 조사 및 감독이 부족하다[5]. 또한, 보험설계사 역할 및 윤리 교육이 부족하고 영업 고성과자에게 관대한 특성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보험사는 보험왕과 같은 최고 성과자의 비윤리적 판매 행동을 관대하게 보고 문제에 대한 징계 수준 역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6,7].

보험사는 보험설계사가 자신의 역할에 맞게 윤리적으로 영업하는 것보다 판매 목표 및 성과를 더 우선시하였다[5]. 보험설계사가 비윤리적인 영업 행위를 하더라도 실적이 높으면 묵인하고 오히려 장려하는 것이다.

실제 경험적 연구에서 일부 생명보험사는 자사에 이익이 되는 경우 보험설계사의 문제성 판매 행위를 제지하지 않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묵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8].

 

(사진=연합뉴스)


◇ 문제 원인도 고객 및 상황 탓... 처벌도 미약

게다가 보험설계사의 문제들도 보험사 및 보험설계사의 문제가 아닌 고객 등 다른 사람이나 상황의 탓으로 외부 귀인하는 양상이 나타났고[7],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여 해당 보험설계사가 비윤리적 행위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았다[6].

한화생명의 경우, 사기 범죄를 저지른 소속 보험설계사는 보험왕을 지낼 정도의 고성과자였다. 한화생명이 성과주의 영업을 중시하고 보험설계사의 비윤리적 행위에 관대하여 피해 발생 및 그 규모가 커진 것으로 유추된다.

사회적 책임 수준이 낮은 보험사는 보험설계사에 대한 성과와 효율성만 중시하고 관리 및 감독은 부족하다.

특히, 보험사의 및 경영진의 사회적 책임(CSR)은 보험설계사의 도덕성과 문제 행위 그리고 고객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9].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진=한화생명)


◇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사회적 책임 의식 필요

보험설계사가 사기를 저지르는 한화생명 그리고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생명보험 산업에서 보험설계사의 비윤리성은 고객 신뢰와 충성도를 저하시킨다.

고객의 보험서비스 가입 및 유지 여부는 설계사 개인에 대한 신뢰보다 보험사에 대한 신뢰로 결정되는 바, 한화생명은 이번 보험설계사 사기 사건을 설계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반의 문제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구에서는 보험사의 관리 책임으로 보험설계사에 대한 명확한 역할 제시와 실제 영업 및 판매 활동과 연계된 윤리적 태도에 대한 함양을 꼽고 있다. 관련하여 한화생명과 여 부회장이 보험 판매 방침을 윤리적으로 보완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5].

출처
[1] Taek Yi, H., Dubinsky, A. J., & Un Lim, C. (2012). Determinants of telemarketer misselling in life insurance services. Journal of Services Marketing, 26(6), 403-418.
[2] Cupach, W. R., & Carson, J. M. (2002). The influence of compensation on product recommendations made by insurance agents. Journal of Business Ethics, 40, 167-176.
[3] Eastman, K. L., Eastman, J. K., & Eastman, A. D. (1996). The ethics of insurance professionals: Comparison of personal versus professional ethics. Journal of Business Ethics, 15, 951-962.
[4] Ericson, R. V., & Doyle, A. (2006). The institutionalization of deceptive sales in life insurance: five sources of moral risk. British Journal of Criminology, 46(6), 993-1010.
[5] Haron, H., Ismail, I., & Razak, S. H. A. (2011). Factors influencing unethical behavior of insurance agents. International Journal of business and social science, 2(1).
[6] Bellizzi, J. A., & Hasty, R. W. (2003). Supervising unethical sales force behavior: How strong is the tendency to treat top sales performers leniently?. Journal of Business Ethics, 43, 337-351.
[7] Tom, J. A. B. (2006). Disciplining top‐performing unethical salespeople: Examining the moderating effects of ethical seriousness and consequences. Psychology & Marketing, 23(2), 181-201.
[8] Tseng, L. M. (2020). Company–customer conflicts and ethical decision-making of life insurance agents: the role of ethics institutionalization. Managerial Finance, 46(9), 1145-1163.
[9] Lu, Y. H., Kang, Y. M., & Tseng, L. M. (2023). Disclosing sales compensation and its impacts on misleading sales behaviors: some observations from Taiwan’s life insurance salespeople. Journal of Financial Regulation and Compliance.
[10] Chen, M. F., & Mau, L. H. (2009). The impacts of ethical sales behaviour on customer loyalty in the life insurance industry. The Service Industries Journal, 29(1), 59-74.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