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 ㊳부당거래 맛집 ‘메리츠 증권’,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한 수익실현 만연 가능성 높아

2023. 10. 27. 14:45

◇메리츠증권 IB사업부, 불공정 거래 이미 전례 있어
◇파생상품 결합 회사채, 불공정 거래 노출 가능성 커
◇채권시장, 발행기업 정보 중요성 절대적
◇금융기관, 내부정보 유출 및 불법거래 유혹 노출
◇부당거래 메리츠증권, 이화전기와 긴밀한 관계 가능성 커
◇미공개 정보 활용, 금융기관 비윤리적 일탈 만연 가능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메리츠증권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불공정거래를 벌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다.

이후 5월 이화그룹 3사의 주식매매가 거래 정지되기 전에 보유한 지분(32.22%)을 전량 매도하여 약 90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화전기 그룹 김영준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되기 직전 일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 메리츠증권 IB사업부, 불공정 거래 이미 전례 있어

절묘한 매각 시점 및 차익 실현을 두고 메리츠증권이 내부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강한 조사의 단서이자 정황임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IB2 사업부 내 전환사채(CB) 영업 임직원들의 불공정거래가 밝혀진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환사채 발행 주선 및 투자를 담당한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이 담당 상품에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자금을 납입해 투자 이익을 취득했다. 내부정보를 활용한 비윤리적 사적이익을 탐한 것이다.

메리츠증권의 불공정거래 논란과 관련한 BW(Bond with Warrants)와 CB(Convertible Bond)는 채권(Bond이면서 주식 소유권도 가질 수 있는 파생상품으로 메자닌(Mezzanine)으로 불린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진=메리츠증권).jpg

 

◇ 파생상품 결합 회사채, 불공정 거래 노출 가능성 커

BW는 신주 인수 권리, CB는 주식 전환 권리를 가진다. 메리츠증권은 높은 수익률의 메자닌 강자로 시장에 명성이 있다.

메자닌과 같은 파생상품은 금융기관에 대출 유동성을 창출하고 높은 이자율을 제공한다[1].

성장 기회가 많고 레버리지가 높은 반면 신용 등급이 낮고 회사채(Corporate Bond) 발행이 어려운 기업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이점이 있다[2].

그러나 다수 문헌에서 메자닌과 같은 파생상품이 비윤리적이고 불공정거래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음이 밝혀졌다[3].

대표적인 문제가 내부자 거래이다. 

메리츠증권 사옥. (사진=메리츠증권)


◇ 채권시장, 발행기업 정보 중요성 절대적

기업이 돈을 빌리는 채권시장은 그 특성상 채권 발행 기업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하다[4].

채권이 기업의 성과나 이익, 가치, 경제 상황, 지급불능 위험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빠르게 확보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기업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를 추구한다[5]. 기업은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은 기업 정보 수집을 위해 서로 동맹을 취한다.

기업과 금융기관 간의 동맹에서 금융기관은 상대적으로 우위와 특권을 행사하는 특성을 보인다[3].

금융기관의 임직원은 여러 기업 사건 및 내부 미공개 정보를 적극 수집하고 이용해서 거래 자문을 시행한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기관, 내부정보 유출 및 불법거래 유혹 노출

임직원 개인적으로 내부정보를 유출하고 불법 거래에 참여해서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사례도 많다. 특히, 메자닌과 같은 파생상품에서 금융기관의 비윤리성과 임직원 일탈이 자주 나타난다[1,3,6].

비윤리적 금융기관은 조직적으로 많은 부채와 문제를 가진 기업과 관계를 맺으며 자금을 제공한다.

금융기관은 기업의 비공개 정보를 활용하는 장기적 포지션을 취하며, 해당 기업의 가치가 저하되거나 파산하더라도 이윤을 남긴다[3].

경험적 연구에서 기업들은 인수합병과 수익 예측 같은 중요하고 주가에 민감한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관계 은행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오른쪽)이 5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부당거래 메리츠증권, 이화전기와 긴밀한 관계 가능성 커

선행연구를 메리츠증권과 이화전기 그룹에 대입해 볼 수 있겠다. 메리츠증권은 과거부터 이화전기그룹과 긴밀한 동맹을 가지고 자금줄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그룹에 대한 내부정보를 활용해 이화전기 그룹 간 관계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로 추정할 때, 메리츠증권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한 기업은 이화전기그룹만이 아닐 것이다.

파생상품 전반에 있어 동일한 전략을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 미공개 정보 활용, 금융기관 비윤리적 일탈 만연 가능성↑

미공개 내부정보를 활용하는 행태는 기업 부패문화로 진화하고 임직원들의 윤리의식에도 영향을 미쳐 기회주의적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7,8].

메리츠증권 조직 전반에서 비윤리성이 만연하고 임직원들의 밝혀지지 않은 불공정거래와 불법행위가 더 많을 수 있겠다.

의혹이 일어난 메리츠증권의 불공정거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취약한 내부통제를 넘어 메리츠증권의 전반의 비윤리성과 경영 문제로 해석할 수 있겠다.

최근 메리츠증권의 박성철 본부장이 위기관리의 책임을 안고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선행연구를 볼 때 기업 전반의 비윤리성이 의심되는 상황인 바, 박 전 본부장뿐 아닌 최희문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의 변화가 요구되는 바이다.

메리츠증권의 신뢰와 평판을 회복할 구체적인 방안과 사업 모토 수정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

출처
[1] Acharya, V. V., & Johnson, T. C. (2007). Insider trading in credit derivative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84(1), 110-141.
[2] Kim, W. S., Oh, S., & Kiymaz, H. (2023). Motives and market reactions to convertible bonds and bonds with warrants issuance in an emerging market. International Journal of Finance & Economics, 28(3), 2449-2474.
[3] Li, X., Lin, S., & Tucker, A. (2013). Convertible Bond Arbitrage, Happy Meals, and Insider Trading. Happy Meals, and Insider Trading (August 27, 2013).
[4] Wang, K. T., Wu, Y., & Ho, K. Y. (2021). Internal control reporting and cost of bond financing: Evidence from China. International Review of Economics & Finance, 76, 1323-1346.
[5] Frattaroli, M., & Herpfer, C. (2023). Information intermediaries: How commercial bankers facilitate strategic alliances.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 58(2), 543-573.
[6] Karpoff, J. M., & Lee, D. (1991). Insider trading before new issue announcements. Financial Management, 18-26.
[7] Liu, X. (2016). Corruption culture and corporate misconduct.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2(2), 307-327.
[8] Hermalin, B. E. (2012). 11. Leadership and Corporate Culture. In The handbook of organizational economics (pp. 432-478). Princeton University Press.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