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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유한양행, 타그리소 대비 유효성 확인에도 아쉬움 남아

2023. 10. 27. 14:43

◇마리포사 임상으로 타그리소와 승부수
◇렉라자 vs. 타그리소, mPFS에선 우위
◇OS 등 추가 데이터 확보 필요

 

[알파경제=김지현 기자]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유한양행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의 병용 임상인 '마리포사(MARIPOSA)'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렉라자의 효과가 글로벌 표준 치료로 통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대비 월등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마리포사가 표준 1차 치료제가 되기 위해선 중간 데이터인 전체 생존기간(OS) 값이 더 추적되어야 하고, 증가한 독성을 감안할 경우 2차 치료에서 레이저티닙의 사용은 제한적일 것이란 아쉬운 결과도 도출됐다.

유한양행 사옥. (사진=유한양행)

 


◇ 마리포사 임상으로 타그리소와 승부수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깃으로 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비소세포폐암 변이 치료 시장은 타그리소가 표준 요법으로 여겨져왔다.

이에 J&J와 유한양행은 타그리소와의 진검승부를 위해 이번 마리포사 임상의 대조군으로 기존의 표준 치료법인 타그리소 단독군을 설정하고 임상을 진행했다.

세부적인 임상 디자인은 1074명의 EGFR 변이 환자 대상으로 리브리반트+렉라자, 타그리소, 렉라자를 무작위 투여해서 비교하는 방식이다.

삼중맹검 방식으로 진행해 실험에 참여하는 모든 대상이 어떤 약물을 투여했는지 알 수 없도록 진행했다.

앞서 지난 17일 발표된 초록에서는 1차 평가지표였던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은 추적관찰 22개월 시점 기준으로 리브리반트+렉라자 23.7개월, 타그리소 16.6개월을 기록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두 그룹이 각각 86%, 85%로 유사했다. 반응지속기간 중간값(mDOR)은 병용투여군이 25.8개월, 타그리소 16.8개월을 기록했다.

항암 임상의 중요한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기간은 병용투여군이 타그리소 투여군 대비 장기간의 경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통계적인 유의미함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자료: ESMO 2023, 신한투자증권



◇ 렉라자 vs. 타그리소, mPFS에선 우위

유한양행이 개발한 폐암 신약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이끌어 온 조병철 연세대 의대 교수(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는 23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ESMO에서 '마리포사(MARIPOSA)'의 결과를 발표했다.

병용투여군과 타그리소를 비교한 데이터에 관한 내용이 초록에서 언급되었다면, 이번 발표의 핵심은 렉라자 단독투여와 타그리소 단독투여에 대한 데이터 발표 여부였다.

단독 투여군 결과, 레이저티닙 단독요법 시 mPFS 18.5개월 기록했고, 타그리소 단독 요법의 mPFS는 16.6개월을 기록했다.

렉라자 (사진=유한양행)



◇ OS 등 추가 데이터 확보 필요

하지만 병용투여군과 타그리소 단독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 결과는 초록에서 발표했던 것에서 구체화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 외 렉라자 병용요법은 대부분 1등급, 2등급에 속하는 이상반응이 발생했다. 렉라자 병용투여 그룹에서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연구를 중단한 비율은 10%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부작용 수치는 추가적으로 확인해야하나 타그리소 병용 요법의 경우 grade 3 이상의 부작용 발생 비율은 64%, 타그리소 단독요법의 grade 3 이상 부작용 발생 비율은 27%이다.

정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록 데이터 발표 이후 형성된 시장의 실망감을 이번 ESMO 세션 발표를 통해 소폭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OS 관련 코멘트는 초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경향성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추가적인 데이터 확보가 더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향후 임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되어 완전한 OS 데이터를 확보했을 때 확실한 치료 옵션이 선택될 수 있을 것"이라며 "FLAURA2 임상과 단순하게 이번 MARIPOSA 임상 데이터를 수치로만 비교하는 것은 불완전한 해석의 여지가 생길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PFS의 연장과 더불어 OS에서도 개선이 확인된다면 유효성 개선을 확연히 입증할 수 있으며, Laz, Ami 병용은 예후가 좋지 않고 내약성이 높은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적용한다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김지현 기자(ababe1978@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