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 ㊱한미약품 경영위기, 송영숙 등 오너일가 빈약한 주머니 사정과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 불확실한 자금조달 능력 때문

2023. 10. 13. 10:19

◇한미 공동경영, 라데팡스 인수자금 불발로 상황 꼬여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불발 시 최악의 경우 심각한 경영위기 불가피
◇수익우선 사모펀드, 가족기업 자금상황과 경영권에 도전·긴장 유발
◇송영숙 회장 등 오너일가, 열악한 주머니 사정에 라데팡스 선택
◇라데팡스, 자금 조달 실패에 사실상 역할 종료...한미, 최악 상황
◇위기 처한 한미 오너일가, 라데팡스 외 대안 마련 필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추진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이 지연되면서 경영 위기 논란이 발생했다.


앞서 2020년 타계한 (故)임성기 회장은 부인인 송영숙 회장에게 보유했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30% 외에 3자녀인 임종윤과 임주현, 임종훈 사장에게 각각 약 15%씩 상속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故 임성기 회장. (사진=한미약품)


◇ 한미 공동경영, 라데팡스 인수자금 불발로 상황 꼬여

한미 오너일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보유 주식을 매도, 취약해지는 경영권을 방어하고자 했다.

이 같은 계획에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이하 라데팡스)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등 오너일가와 공동 경영 수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올해 5월 예정된 라데팡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는 불발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약 2000억 원을 투자할 MG새마을금고가 뱅크런 사태로 출자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라데팡스는 추가 자금 조달이나 출자자 관리, 펀드 조성 상황 등을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신임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불발 시 최악의 경우 심각한 경영위기 불가피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에서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한미약품그룹의 오너일가는 ▲자금 부족 ▲오버행(잠재적 과도한 주식 매도물량) ▲불안정한 주가 ▲경영 위기 등이 차례로 예상되는 바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모펀드 회사들이 가족 기업의 소유권 승계에 관여하고 투자하는 동향이 관찰되고 있다.

사모펀드에 가족기업은 재무적으로 개선 여지가 많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리한 투자처다[1,2].

게다가 한미약품그룹과 라데팡스와 같이, 사모펀드 회사가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전략을 수행할 시 승계 비용을 협상하고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3,4].

반면 가족기업 입장에서 사모펀드와의 협력은 최후의 수단이다[5]. 전통적으로 오너가의 경영 방침은 사모펀드 전략과 불일치하다. 사모펀드 회사가 주로 단기적인 재정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에 비해 오너가 경영진은 다양한 비재무적 목표들을 가지고 있다[2,6]

새마을금고. (사진=연합뉴스)

 

◇ 수익우선 사모펀드, 가족기업 자금상황과 경영권에 도전·긴장 유발


오너가의 경영권 강화나 승계, 사회정서적 부, 사회적 책임, 경영진의 평판 등 사모펀드 회사에게는 지양되는 활동이 가족기업에게는 필수인 경우가 많다.

또한, 오너가는 기업 부채를 줄이고 경영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지만 사모펀드 회사는 재무 레버리지 전략을 취한다[7].

쉬운 예로 사모펀드가 부채를 늘리고 자산을 매입,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기업 수익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이는 가족기업의 기존 안정적 자금조달 구조에 대한 도전과 긴장으로 작용한다[8].

경영 전략이 불일치하고 기업의 가치를 위한 결정의 기준점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족기업은 사모펀드와의 갈등을 우려한다[2,8].

더욱이 사모펀드 회사는 투자이익을 내기 위해 조직 구조와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특성을 보인다. 서로의 전략 불일치가 경영권 및 통제권, 소유권 갈등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2,5,8].

가족기업에게 사모펀드 회사는 오너가를 위협하고 양립하기 어렵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 경험적 연구에서도 가족기업들은 사모펀드와의 협력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사진=한미약품)

 

◇ 송영숙 회장 등 오너일가, 열악한 주머니 사정에 라데팡스 선택

가족기업이 사모펀드 회사와 손잡는 계기는 주로 자금 문제 때문이다[5].

상기한 선행연구들을 볼 때,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및 오너가의 자금 사정이 매우 좋지 않고 마지막 방책으로 사모펀드와의 협력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재원 마련이 절실한 가족기업은 사모펀드 회사에 의존하게 되므로[5], 한미약품그룹이 라데팡스에 의존적일 수 있겠다.

사모펀드 회사는 한미약품그룹과 같이 재원 마련이 시급한 기업에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별한 자산을 보유해야만 한다.

이는 사모펀드 특성상 확실한 펀드 조성인 것인데, 문헌에서 이 펀드 조성에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라데팡스와 MG새마을금고가 대입된다.

한미약품 전경. (사진=한미약품)


◇ 라데팡스, 자금 조달 실패에 사실상 역할 종료...한미, 최악 상황

사모펀드는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가지고 투자 기업에게 자금을 보장해야 한다. 자금조달에 실패하거나 투자할 자산이 없다면 사실상 폐업하는 것이다[9,10].

이미 계약 이행을 못한 라데팡스는 향후의 편드 조성 및 한미사이언스 지분 인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가능성은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경영에 큰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펀드 포트폴리오를 타 사모펀드 회사에게 매각하는 2차 매수(SBO: secondary buyouts) 사례가 상당히 있다[10].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사모펀드 회사가 2차 매수에 적극적인 바, 라데팡스 역시 한미약품그룹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2차 매수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

2차 매수 시, 사모펀드 회사의 기회주의적 행위와 투자기업 간의 이해상충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10].

왼쪽부터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겸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신임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 위기 처한 한미 오너일가, 라데팡스 외 대안 마련 필요

이외로 사모펀드의 내부 운영 및 펀드 자금조성 등이 불투명하고 비윤리적이라는 연구들이 있다[9].

라데팡스와 같이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는 사모펀드 회사는 위험 감수 행위가 증가하고 자본을 재배치하는 특성을 보였다.

그 중 펀드에 보고된 수익이나 시기를 조작하는 위법 행위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기도 하다.

선행연구들을 종합해 볼 때, 가족기업과 사모펀드 회사는 서로의 경영 가치가 달라 긴장과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한미 오너일가와 라데팡스 등 둘의 협력이 원만할 시 긍정적이나, 실패 이슈가 있는 경우는 부정적이 될 수 있겠다.

특히, 의존했던 사모펀드 회사의 최종 실패나 철수는 가족기업의 경영 위기로 작용하는 바,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 및 오너가는 사모펀드 라데팡스 이외의 대안책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1] Granata, D., Chirico, F., & Gazzola, P. (2011). Family firm in the eyes of private equity companies.
[2] Braun, N. (2022). Succession in family businesses through private equity-backed management buy-outs (MBOs) in Germany (Doctoral dissertation).
[3] Dawson, A., & Barrédy, C. (2018). Private equity investment in family firms: the role of stake size and deal syndication. Venture Capital, 20(4), 355-376.
[4] Ahlers, O., Michel, A., & Hack, A. (2018). Private equity as a succession option in family businesses A review and future directions. The Routledge companion to management buyouts, 147.
[5] Tappeiner, F., Howorth, C., Achleitner, A. K., & Schraml, S. (2012). Demand for private equity minority investments: A study of large family firms. Journal of family business strategy, 3(1), 38-51.
[6] Berrone, P., Cruz, C., Gomez-Mejia, L. R., & Larraza-Kintana, M. (2010). Socioemotional wealth and corporate responses to institutional pressures: Do family-controlled firms pollute les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55(1), 82-113.
[7] Peters, T. (2015). Private Equity-Investitionen in Familienunternehmen (Doctoral dissertation, Zeppelin Universität).
[8] Achleitner, A. K., Herman, K., Lerner, J., & Lutz, E. (2010). Family business and private equity: Conflict or collaboration? The case of Messer Griesheim. The Journal of Private Equity, 13(3), 7-20.
[9] Jiang, F., Mason, P., Qian, Y., & Utke, S. (2022). Misconduct and fundraising in private equity. Available at SSRN 4271808.
[10] Arcot, S., Fluck, Z., Gaspar, J. M., & Hege, U. (2015). Fund managers under pressure: Rationale and determinants of secondary buyout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15(1), 102-135.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