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 ㉞‘미등기 회장’ 박문덕의 보수, 하이트진로 상반기 순이익 26%...“개인탐욕에서 시작...주주가치 훼손·기형적 운영의 상징”

2023. 10. 10. 15:42

◇박문덕, 영업이익 내림세에도 급여 3억 가까이 인상
◇박문덕 1인 급여, 상반기 순이익 26%나 차지
◇미등기 회장의 고액 보수, 지배구조 문제·주주가치 훼손
◇‘책임 없는’ 박문덕, 성과 측정 불가에도 CEO 보다 보수 훨씬 높아
◇과도한 보수, 개인 탐욕에 기인...지배구조·재무적 취약성 불러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이형진 기자]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의 보수를 두고 과도하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 감소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184억 원으로 76% 급감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사진=하이트진로)


◇ 박문덕, 영업이익 내림세에도 급여 3억 가까이 인상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급여 11억 1천만 원과 상여 36억 2000만 원 등 총 47억 5000여 만 원을 수령했다.

이 같은 보수 규모는 전년 상반기 대비 2억 8000만 원 인상한 금액이다. 하이트진로의 저조한 재무실적과 달리 박 회장의 급여만 대폭 인상됨을 알 수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해 경영 실적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하이트진로 영업이익률은 하락세였기에 해명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평판이 있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8.8%, 2021년 7.9%, 2022년 7.6%를 기록하는 등 계속 내리막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요구가 쓰인 대형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문덕 1인 급여, 상반기 순이익 26%나 차지

기업 재무 상황과 임원 보수는 긴밀히 연결돼야 한다. 또한 긴밀히 연결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다수 연구들의 결론이다.

연구에 의하면 기업 이윤이 감소했을 때 임원 보수가 그대로 혹은 인상될 경우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1].

즉각적인 문제는 기업의 정상적 재무관리 및 영업활동의 장애이다[2]. 하이트진로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의 약 26%를 박 회장 1인 급여로 처리했다.

순이익 급감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시기에 고액의 임원 보수까지 지급하게 되면 기업은 현금보유 및 자금 유동에 어려움이 유발될 수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신상품 개발과 신사업 투자, 마케팅과 같은 중요 경영 과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 기업 생존을 위협한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특정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하이트진로)

 

◇ 미등기 회장의 고액 보수, 지배구조 문제·주주가치 훼손

높은 임원 보수는 지배구조 문제와 주주가치 훼손을 발생시킨다[2].

하이트진로와 같은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이다. 과도한 경영진 급여로 경영 이윤이 감소하게 되면, 주주의 이익배당재원이 줄고 주주의 피해가 야기되는 것이다.

임원 보수의 과도성 여부는 다른 임원과의 보수 격차로도 판단할 수 있다[1].

보통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보수가 과도하다고 보며, 여론의 인식에 따라 정당성과 심각성 정도를 평가가 하게 된다[1].

박 회장의 경우 최고관리자인 김인규 대표이사 사장의 보수(총 7억 4400만 원)보다 6.38배 이상 많다. 게다가 책임이 거의 없는 미등기 임원이므로 높은 보수에 대한 정당성 검증이 어렵다[3].

선행연구에서 박 회장과 같은 총수들의 기여도 및 성과와 보상 관계가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다[3].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월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 ‘책임 없는’ 박문덕, 성과 측정 불가에도 CEO 보다 보수 훨씬 높아

하이트진로는 2014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기업 총수이자 대주주인 박 회장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후 미등기 임원으로 자진해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등기 임원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경영과 관련한 법적 지위 및 책임을 가지지 않는다.

국내외적으로 전문경영 기업에서 과도한 미등기 임원 보수는 사회질서 위반으로 본다[1,2].

쉽게 설명하면, 기업 경영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최고관리자보다 책임이 없는 미등기 임원의 보수가 더 높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기한 조사 및 연구들에 따라 평가해 보면 박 회장의 보수는 과도하다. 이 같은 과도한 보수 때문에 하이트진로의 지배구조 및 경영, 주주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2014년 9월 3일 오전 경찰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 과도한 보수, 개인 탐욕에 기인...지배구조·재무적 취약성 불러

과도한 미등기 임원 보수는 개인 탐욕으로 인한 것이다[4].

특히 경영상 주요한 지위와 책임을 가지는 김 사장과 비교했을 때, 6배 이상의 확연한 격차를 보이는 박 회장의 보수는 지배구조의 취약성과 재무적 취약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1,2].

더욱이 기업 이윤이 악화되었음에도 경영진에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게 되면, 해당 경영진의 문제나 실패에 대한 보상으로 오해를 사 더 큰 욕심과 자만을 불러일으킨다[2,4].

기업에서 정당성과 타당성이 부족한 임원 보수는 형평성 문제와 불평등을 유발하고 비윤리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5].

박 회장의 보수에 비판적 평판이 많은 바, 하이트진로는 보수체계의 타당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여론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지배구조체계와 보수·급여체계의 윤리성을 보완해서 신뢰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6].

출처
[1] Productivity Commission. (2009). Executive remuneration in Australia. Inquiry Reports
[2] J. Y. Lim. (2008). A Study on the Executive Compensation. Human rights and justice, 385, 33-55.
[3] H. Y. Yu. (2019). Executive Compensation and Corporate Performance. Chung-Ang University MA dissertation
[4] E. G. Ndzi. (2019). Executive remuneration: the power and dominance of human greed. Journal of Financial Crime, 26(4), 978-992.
[5] D. Collier, K. Idensohn & J. Adkins. (2010). Income inequality and executive remuneration: assessing the role of law and policy in the pursuit of equality. South African Journal of Labour Relations, 34(2), 84-109.
[6] Page, M., & Spira, L. F. (2000). " Who steals my purse steals trash...": reputation as a factor in establishing the value of non-executive directors and members of audit committees. International Journal of Management and Decision Making, 1(1), 14-27.

 

알파경제 이형진 기자(bulletwater@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