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영업이익 내림세에도 급여 3억 가까이 인상
◇박문덕 1인 급여, 상반기 순이익 26%나 차지
◇미등기 회장의 고액 보수, 지배구조 문제·주주가치 훼손
◇‘책임 없는’ 박문덕, 성과 측정 불가에도 CEO 보다 보수 훨씬 높아
◇과도한 보수, 개인 탐욕에 기인...지배구조·재무적 취약성 불러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이형진 기자]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의 보수를 두고 과도하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 감소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184억 원으로 76%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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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사진=하이트진로) |
◇ 박문덕, 영업이익 내림세에도 급여 3억 가까이 인상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급여 11억 1천만 원과 상여 36억 2000만 원 등 총 47억 5000여 만 원을 수령했다.
이 같은 보수 규모는 전년 상반기 대비 2억 8000만 원 인상한 금액이다. 하이트진로의 저조한 재무실적과 달리 박 회장의 급여만 대폭 인상됨을 알 수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지난해 경영 실적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하이트진로 영업이익률은 하락세였기에 해명의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평판이 있다.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8.8%, 2021년 7.9%, 2022년 7.6%를 기록하는 등 계속 내리막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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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요구가 쓰인 대형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
◇ 박문덕 1인 급여, 상반기 순이익 26%나 차지
기업 재무 상황과 임원 보수는 긴밀히 연결돼야 한다. 또한 긴밀히 연결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다수 연구들의 결론이다.
연구에 의하면 기업 이윤이 감소했을 때 임원 보수가 그대로 혹은 인상될 경우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1].
즉각적인 문제는 기업의 정상적 재무관리 및 영업활동의 장애이다[2]. 하이트진로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의 약 26%를 박 회장 1인 급여로 처리했다.
순이익 급감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시기에 고액의 임원 보수까지 지급하게 되면 기업은 현금보유 및 자금 유동에 어려움이 유발될 수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신상품 개발과 신사업 투자, 마케팅과 같은 중요 경영 과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 기업 생존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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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특정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하이트진로) |
◇ 미등기 회장의 고액 보수, 지배구조 문제·주주가치 훼손
높은 임원 보수는 지배구조 문제와 주주가치 훼손을 발생시킨다[2].
하이트진로와 같은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이다. 과도한 경영진 급여로 경영 이윤이 감소하게 되면, 주주의 이익배당재원이 줄고 주주의 피해가 야기되는 것이다.
임원 보수의 과도성 여부는 다른 임원과의 보수 격차로도 판단할 수 있다[1].
보통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보수가 과도하다고 보며, 여론의 인식에 따라 정당성과 심각성 정도를 평가가 하게 된다[1].
박 회장의 경우 최고관리자인 김인규 대표이사 사장의 보수(총 7억 4400만 원)보다 6.38배 이상 많다. 게다가 책임이 거의 없는 미등기 임원이므로 높은 보수에 대한 정당성 검증이 어렵다[3].
선행연구에서 박 회장과 같은 총수들의 기여도 및 성과와 보상 관계가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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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5월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
◇ ‘책임 없는’ 박문덕, 성과 측정 불가에도 CEO 보다 보수 훨씬 높아
하이트진로는 2014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기업 총수이자 대주주인 박 회장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후 미등기 임원으로 자진해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등기 임원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경영과 관련한 법적 지위 및 책임을 가지지 않는다.
국내외적으로 전문경영 기업에서 과도한 미등기 임원 보수는 사회질서 위반으로 본다[1,2].
쉽게 설명하면, 기업 경영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최고관리자보다 책임이 없는 미등기 임원의 보수가 더 높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상기한 조사 및 연구들에 따라 평가해 보면 박 회장의 보수는 과도하다. 이 같은 과도한 보수 때문에 하이트진로의 지배구조 및 경영, 주주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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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3일 오전 경찰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
◇ 과도한 보수, 개인 탐욕에 기인...지배구조·재무적 취약성 불러
과도한 미등기 임원 보수는 개인 탐욕으로 인한 것이다[4].
특히 경영상 주요한 지위와 책임을 가지는 김 사장과 비교했을 때, 6배 이상의 확연한 격차를 보이는 박 회장의 보수는 지배구조의 취약성과 재무적 취약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1,2].
더욱이 기업 이윤이 악화되었음에도 경영진에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게 되면, 해당 경영진의 문제나 실패에 대한 보상으로 오해를 사 더 큰 욕심과 자만을 불러일으킨다[2,4].
기업에서 정당성과 타당성이 부족한 임원 보수는 형평성 문제와 불평등을 유발하고 비윤리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5].
박 회장의 보수에 비판적 평판이 많은 바, 하이트진로는 보수체계의 타당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여론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지배구조체계와 보수·급여체계의 윤리성을 보완해서 신뢰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6].
출처
[1] Productivity Commission. (2009). Executive remuneration in Australia. Inquiry Reports
[2] J. Y. Lim. (2008). A Study on the Executive Compensation. Human rights and justice, 385, 33-55.
[3] H. Y. Yu. (2019). Executive Compensation and Corporate Performance. Chung-Ang University MA dissertation
[4] E. G. Ndzi. (2019). Executive remuneration: the power and dominance of human greed. Journal of Financial Crime, 26(4), 978-992.
[5] D. Collier, K. Idensohn & J. Adkins. (2010). Income inequality and executive remuneration: assessing the role of law and policy in the pursuit of equality. South African Journal of Labour Relations, 34(2), 84-109.
[6] Page, M., & Spira, L. F. (2000). " Who steals my purse steals trash...": reputation as a factor in establishing the value of non-executive directors and members of audit committees. International Journal of Management and Decision Making, 1(1), 14-27.
알파경제 이형진 기자(bulletwater@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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