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지속가능경영

[현장] SK이노베이션, 1년내 만기 부채만 무려 30兆…부채비율 증가 ‘적신호’

2024. 4. 15. 15:03

유동부채 2년 새 두배 가량 급증…S&P, 신용등급 ‘BB+’로 하향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SK이노베이션이 1년 이내 만기 부채만 무려 3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인한 것으로 배터리 산업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SK이노베이션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SK온 제공)

 

◇ SK이노베이션 부채총액 50조8155억원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부채총액은 작년 기준 50조81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43조9766억원 대비 1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단기성 부채인 유동부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2019년 117%에서 2023년 169%로 급증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자금 순환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이자비용을 높여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자비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수익성 악화까지 이어지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 부채 급증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돈 먹는 하마’인 SK온은 작년 연말 기준 부채총액이 21조7842억원으로 전년비 42%나 급증했다.

SK온이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침체)’에도 국내와 북미지역에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모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사진=연합뉴스)


◇ 국제신용평가사 S&P 글로벌, ‘SK이노’ 부정적 견해

SK이노베이션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도 부정적이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 등을 이유로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하향 조정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SK이노베이션 배터리부문의 적자폭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1분기 -3447억원 ▲2분기 -1315억원에 이어 ▲3분기 -861억원 등으로 영업적자폭이 감소추세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알파경제에 “수율 개선 AMPC(생산세액공제,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관련 수익 인식(2099억원) 등에 힘입어 영업적자 규모는 축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단기 수익성 개선 어려워

문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급과잉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 둔화가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4분기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 중 일부 라인에 대한 재점검 및 라인 변경을 진행 중이다.

이는 포드 전기차 판매 부진의 영향이다. 배터리 생산과정의 특성상 일부 라인의 재점검 및 변경은 전후 생산의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기차 판매 성장율 둔화와 더불어 라인 변경은 배터리부문 수익성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지만, 당분간 가동률 상승, 수율 향상 등 선결과제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경영컨설팅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SK온의 투자금 확보를 위해 캐시카우인 SK엔무브와 합병도 거론되고 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