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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 자회사, 영국 우체국 스캔들 적극 가담 의혹...은폐 주장도 나와

2024. 2. 2. 10:36
(사진=후지쯔 SNS)

 

[알파경제=김혜정 기자] 후지쯔가 이른바 영국 우체국 스캔들로 불리는 데이터 부정 은폐에 적극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31일 니케이 등 일본언론 등에 따르면 후지쯔 영국 자회사는 지난 1999년부터 영국 우체국에 납품된 회계 시스템 불량을 알면서도 장기간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후지쯔의 유럽 CEO 폴 패터슨은 지난 19일 런던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애초부터 결함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실토했다.

문제의 후지쯔 시스템은 1999년부터 영국의 우체국 창구의 현금이 시스템상 잔고보다도 적게 계상되는 문제를 계속 일으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영국우체국은 공소권을 사용해, 지난 2015년까지 근무했던 우체국장 700명 이상에게 횡령이나 부정 경리를 추궁했다.

조사 결과 잔고 불일치는 후지쯔의 영국 자회사, 후지쯔 서비스가 납품한 회계시스템 ‘호라이즌’의 불량 때문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달 들어 영국 의회와 조사위원회는 후지츠 서비스 관계자들을 잇따라 공청회에 소환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폴 패터슨 후지쯔 유럽 CEO. (사진=후지쯔)


조사위는 연내 사건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관건은 10억파운드를 넘을 것이 유력한 배상금 문제 때문이다. 이 같은 거액의 배상금 문제로 인해 조사에 대한 결론은 데이터의 오류를 계속 숨겼다는 사실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데녹·비즈니스 무역상은 28일 영국 TV 프로그램에서 “후지쯔는 해당 문제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외교를 담당하는 트레베리안 내각 외무상은 일본 언론에 “조사위가 책임에 대해 올바른 결론을 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후지쯔 본사의 간부는 “이 건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영국 당국과 조사를 계속해 왔다”고 인정했다.

아울러 후지쯔가 자회사의 정보 은폐를 간과했다면 본사의 관리능력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후지쯔의 대응에 따라 40년 이상에 걸쳐 쌓아 올린 영국 사업의 토대가 무너질 수도 있어 사건의 귀추가 주목된다.

 

알파경제 김혜정 기자(jenkim715@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