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기업평판분석

[평판] ㊹뻥튀기 상장 '파두'…주관사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가 만든 모래성

2023. 12. 14. 12:26

IPO 시장, 회사와 외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이 문제
“파두, 오퍼 프리미엄 가능성 높아”
오퍼 프리미엄, 경영진과 주관사 책임 피할 수 없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평판은 기업의 가치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기업과 CEO의 좋은 평판은 오랜 기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 반면 나쁜 평판은 한순간 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면서 그간 쌓아온 성과를 허물어버린다.

<알파경제>는 연중기획으로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과 함께 국내 기업과 CEO들의 다양한 이슈를 학술적 이론을 접목해 풀어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기업과 CEO의 평판을 체크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가치와 미래 등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알파경제=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김종효 기자]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주식시장에 혼란스럽다. 지난 8월 상장한 파두는 1조5000억원의 가치 평가를 받으며 투자자들의 큰 이목을 받았다.


하지만, 파두는 상장 직후 처음 공개된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 3억2081만원을 발표했다. 그야말로 충격이었고, 주가는 폭락했다.

파두의 올해 매출은 모두 저조했는데, 상장 직전 2분기 매출은 5900만원에 불과했고,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80억원으로 증권신고서에 제시한 목표치 1203억원에 한참 못 미쳤다.

이런 사실들이 실적공시 유예규정으로 인해 상장 전에 알려지지 않았다가 상장 후에 밝혀지게 됐다.

파두의 어닝쇼크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주주들이 파두 및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태로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저조한 실적 정보를 숨겨 시총 1조원 대 가치로 허위 상장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파두사태를 계기로 한국거래소 및 금융감독원이 기업공개(IPO) 개선안을 발표, IPO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파두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사진=연합뉴스)

 

◇ IPO 시장, 회사와 외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이 문제

IPO 시장은 신뢰할 수 있는 공시 평판이 없는 신 기업에 대한 투자 시장이다. 재무 정보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성과 평가와 공모가 책정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1].

이런 경영진과 외부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 즉, 기업의 불투명성은 경영진이 IPO 과정에서 기회주의적 수익 관리를 할 동인이 된다[2]. IPO에서 높은 가치 평가를 받아 공모가를 높이면 기업 및 개인의 재산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1].

IPO는 오래 전부터 기업의 가치 평가, 비윤리적 수익관리, 투자자 손실로 논란이 많았다[3].

실제 다수 경험적 연구에서 비상장기업들이 상세한 재무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IPO 과정에서 수익관리를 시행하여 기업 가치를 부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2-4].

 

이지효 파두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 “파두, 오퍼 프리미엄 가능성 높아”

파두와 같이, 공모가가 이후 주가보다 높은 상태를 IPO 오퍼 프리미엄(offer premium, 과잉 반응)이라 한다.

이런 오퍼 프리미엄 그리고 IPO 직후 실적이 저조한 기업은 IPO 전 실적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크다[3-5].

상장 직전에 기업 성과 및 재무 상태를 조작하여 일시적으로 투자자를 속여 공모 수익을 극대화한 것이다[6].

재무 조작과 같은 불법행위가 아니더라도 상장 직전 기회주의적으로 정보를 노출하고 관리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도 한다[7].

파두 경영진이 저조 실적 정보를 제한, 이전의 실적이나 기업 가치를 관리했을 가능성이 유추되는 것이다. 

 

파두 CI. (사진=파두)

 

◇ 오퍼 프리미엄, 경영진과 주관사 책임 피할 수 없어

파두의 IPO 오퍼 프리미엄, 어닝쇼크로 인한 투자자 손실, 그리고 수익관리 논란은 경영진 책임이다.

IPO 관련 논란은 남이현, 이지효 대표의 신뢰를 훼손하고 기업의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3].

장기적으로 파두의 주가 회복이 어렵고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8-9].

연구에서 소규모 기업일수록 실적 하락 전에 상장을 신청하고, 상장 직후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그 부진함이 장기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8].

남이현, 이지효 대표를 포함한 파두의 경영진이 실적 하락을 예견하고 기업 가치를 과대 포장했을 가능성이 있겠다.

정보가 불투명한 비상장 기업의 내재 가치는 IPO 주관 금융사와 전문가의 분석에 좌우된다[5].

파두의 IPO 고평가는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도 책임이 있다고 해석된다.

파두의 경우 직전 실적이 아닌 2024~2025년 실적 전망치를 평균해서 시가총액을 매겼고, 공모가도 이 기준으로 결정됐다.

주관사가 현재 회계정보가 아닌 미래 실적 추정치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해외 문헌을 볼 때, IPO 기업 가치 및 공모가 평가 기준은 성장 가능성보다 회계 정보를 더 중요하게 본다[1].

주관사는 IPO 대상 기업의 경영 낙관론을 냉철히 분석하고 투자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철저히 조사하여 엄격한 평가를 매겨야 한다[5].

정보가 제한적인 IPO 기업의 유일한 통제자가 주관사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파두에 적절한 평가 기준을 적용했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겠다.
 

파두. (사진=파두)


◇ 파두, 불확실한 미래 추정치가 고평가의 원인

상기한 바와 같이 파두는 IPO 과정에서 불리한 정보를 제한하고 수익관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IPO 주관 금융사들은 낙관적 미래 실적 추정치로 파두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의하면, 파두와 같이 낙관적인 실적을 중시하고 IPO 오퍼 프리미엄 혹은 고평가 논란이 발생한 기업들은 실적 오차를 만회하기 위해 실적 발표를 교묘히 조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10].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파두 그리고 파두의 IPO 주관 금융사들은 자신들의 비윤리성을 인식 및 반성하고 보다 투명해질 필요가 있겠다.

출처
[1] Lee, G., & Masulis, R. W. (2011). Do more reputable financial institutions reduce earnings management by IPO issuers?. Journal of Corporate finance, 17(4), 982-1000.
[2] Premti, A., & Smith, G. (2020). Earnings management in the pre-IPO process: Biases and predictors. Research in International Business and Finance, 52, 101120.
[3] Nikbakht, E., Sarkar, S., Smith, G. C., & Spieler, A. C. (2021). Pre-IPO earnings management: Evidence from India. Journal of International Accounting, Auditing and Taxation, 44, 100400.
[4] Nagata, K., & Makino, H. (2012). Earnings quality and valuation of IPOs. Japan Journal of Finance, 32, 77-90.
[5] Shu, P. G., Chiang, S. J., & Lin, H. Y. (2012). Earnings management, managerial optimism, and IPO valuation. Journal of Behavioral Finance, 13(2), 147-161.
[6] DuCharme, L. L., Malatesta, P. H., & Sefcik, S. E. (2001). Earnings management: IPO valuation and subsequent performance. Journal of Accounting, Auditing & Finance, 16(4), 369-396.
[7] Aerts, W., & Cheng, P. (2011). Causal disclosures on earnings and earnings management in an IPO setting. Journal of Accounting and Public Policy, 30(5), 431-459.
[8] Dharan, B. G., & Ikenberry, D. L. (1995). The long‐run negative drift of post‐listing stock returns. The Journal of Finance, 50(5), 1547-1574.
[9] Chen, S. S., Lin, W. C., Chang, S. C., & Lin, C. Y. (2013). Information uncertainty, earnings management, and long‐run stock performance following initial public offerings. Journal of Business Finance & Accounting, 40(9-10), 1126-1154.
[10] Jaggi, B., Chin, C. L., William Lin, H. W., & Lee, P. (2006). Earnings forecast disclosure regulation and earnings management: evidence from Taiwan IPO firms. Review of Quantitative Finance and Accounting, 26, 275-299.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