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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정용진 이마트, 심상찮다…한신평, 안정→부정으로 하향

2023. 12. 14. 12:21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0.2% 수준…사실상 수익성 ‘제로’
이익창출력 약화, 순차입금 4.4兆 급증…재무부담 가중

 

이마트 간판.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대형마트 1위의 절대적 시장지위를 누렸던 이마트가 지난 몇 년간 부진한 수익성 탓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영업현금창출력과 저하됐고, 인수합병(M&A)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고, 여기에 온라인과 비유통(건설) 부문의 실적 부담으로 이익창출력도 약화됐다.

한국신용평가는 14일 이마트에 대한 수시평가에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정기평가를 통해 기업어음과 단기사채(발행한도 8000억원) 신용등급을 A1으로 유지했다.

서민호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약화된 수익력과 향후 실적 회복 불확실성, 높은 재무부담 등을 감안할 때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계열 내 법인별 영업이익 추이. (자료=한신평)


◇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0.2% 수준…사실상 수익성 ‘제로’

이마트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1조원(YOY +1.1%), 386억원(YOY -843억원, 영업이익률 0.2%)을 기록했다.

이마트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2020년 2.1%, 2022년 1.7%, 올해 3분기 누적 1.3%로 매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확장 등으로 외형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영업수익성은 지난 2021년 이후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는 높아진 온라인 침투율과 근거리·소량구매 패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가양점, 성수점 등 주요 점포 매각·폐점도 이익창출력 약화 요인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부문이다. 지마켓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확장전략을 펼쳤으나, 높은 경쟁강도 하에서 대규모 영업 적자를 내고 있다.

실제로 SSG닷컴과 지마켓 합산 영업손실은 지난 2022년 1767억원, 2023년 3분기 누적 969억원으로 적자가 쌓이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 인수했지만, 오히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인수 과정에서 식별한 무형자산에 대한 상각비도 실적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023년에는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사업장 관련 손실 등으로 인한 건설부문 실적 악화가 추가적인 연결 수익성 하락요인으로 작용했고, 진행 현장의 높은 원가율과 부동산 경기침체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건설부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익창출력 약화, 순차입금 4.4兆 급증…재무부담 가중

이마트는 영업현금창출력 약화, M&A 등에 따른 투자자금소요 증가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연결기준). (자료=한신평)


특히 지난 2021년 ▲이베이코리아(3.6조원, 이하 지분취득대금) ▲W컨셉코리아 인수(2616억원)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4860억원) 등 일련의 M&A로 순차입금 규모가 약 4.4조원 증가했다.

이후 가양점, 성수점 매각 등 연간 1조원 규모의 자산매각과 외부투자 유치 등을 통해 재무부담을 통제하고자 했다.

서민호 수석애널리스트는 “2022년 이후에도 미국 와이너리 취득, 부동산 개발 등의 자금소요가 계속되면서 순차입금 증가 추세가 이어졌고, 재무커버리지 지표는 일련의 M&A 이전 대비 상당폭 상승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도 이마트의 발목을 잡는 대목이다.

온라인, 근거리·소량 구매패턴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민간 소비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력인 대형마트 부문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온라인 사업은 이익개선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가격 비교가 용이한 채널 특성상 판매이익이 높지 않은 가운데, 주요 경쟁사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영업이익 전환까지 상당한 시간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건설부문은 당분간 저조한 영업실적을 보이며, 연결실적 하방요인이 될 전망이다.

영업현금흐름의 뚜렷한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무안정성은 더욱 저하될 수 있다.

다만, 이마트는 대형마트, 편의점, 복합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마트 부문에서 국내 1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한 유통 네트워크는 사업안정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진=이마트)


한편,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철저하게 성과 중심의 인사·보상 체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핵심 백화점과 이마트 대표를 모두 해임하는 것은 물론 사장단 규모도 대폭 축소했다. 사업 부진에 따른 인적쇄신 차원의 물갈이 인사다. 정용진 부회장의 충격요법으로 해석된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