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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주식양도세 면세한도 상향, 기재부가 단독 결정하면 되는 일...“기재부, 대통령실·국민의힘과 힘겨루기 시작한 셈”

2023. 11. 14. 14:44

◇ “주식양도세 정책, 기재부가 결정할 일”
◇ 주식양도세 기점으로 본격 힘겨루기 돌입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유튜브 캡처)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완화 여부, 면세한도 상향에 대해 "대주주 기준 완화에 대해서 아직 방침이 결정된 건 전혀 없다"면서 "야당과의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닙니다.

3월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주식양도세 정책, 기재부가 결정할 일”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주식양도세는 금융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한 뒤 기획재정부가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재부와 금융위는 이미 현행 주식양도세 면세한도 10억원 상향 마지노선을 최소 15억원에서 최대 20억원까지 변경 가능하다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2023년 11월 6일자 [단독] 당정, 주식 양도소득세 한도 올린다...최대 20억 한도 유력 참고기사>


다만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 주장하는 주식양도세 면세한도 50억원은 생각조차 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와중에 여타 언론을 통해서 공무원들도 모르는, 혹은 소외된 채 주요 경제정책들이 확정되고 추진된다는 보도가 튀어나옵니다.


일부 기사에는 “이게 나라냐?”나 “공무원을 제치고 국가정책을 시행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냐?”는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재부 등 경제금융관료들의 윤석열 정권을 향한 반감이 어느 정도인지 잠시 엿볼 수 대목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주식 양도세 전면 폐지를 공약사항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 주식양도세 기점으로 본격 힘겨루기 돌입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주식양도세 이슈를 필두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상대로 제대로 된 힘겨루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치호 NBNtv 수석전문위원(행정학 박사)는 “세금 문제는 기재부에 있어서 가장 핵심코어 정책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한 상태”라면서 “기재부 OB인 추경호 부총리도 부자감세라 욕먹기 쉬운 이슈에서 여러 상황에 대한 눈치를 안 볼 수 없어 여야 협치 필요라는 화두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추 부총리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주식양도세 면세한도 50억원 상향을 확정하고 싶으면 더불어민주당의 재가를 받아오라고 국민의방송 KBS에 나가 대놓고 선언합니다.

이현권 법률사무소 니케 대표변호사는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추 부총리 발언은 다른 언어로 풀이하면 정권 하반기로 갈수록 기재부 조력 없이 국정 운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 것이나 진배없다”고 말합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향후 관전포인트는 주식 양도세 면세 한도 상향이 아니고 50억이냐 20억이냐의 차이, 기재부를 파트너로 인정하느냐 마냐의 문제”라고 분석합니다.

취재를 종합해보면요.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공약이던 폐지는 관련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주식양도세 면세한도를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기재부 도움 없이는 변경이 어려운 상황이고요.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의 강한 입김을 넣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이지 않는 손과 오피니언 리더로 불리는 자기 돈으로 주식 투자하고 있는 계층에 대한 뜨거운 구애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어떻게든 다음 달 초순까지 주식 양도세 면세 상향을 관철시켜야 하는 상태입니다.

기재부는 세수 부족인 상황에서 부자 감세에 나선다는 비난의 화살을 감수할 생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이 기재부를 정권 하반기 주요 파트너로 인정해 주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에 피 말리는 수싸움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에 딱 어울리는 상황”이라면서 “공매도 전면 중단 뒤 면세 한도 상향을 통한 주식시장 안정과 우상향 전략이 먹혀 들여가면 내년 총선까지 경제적 심리도 어느 정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정치적 노림수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포기하지 않고 기재부와의 심리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알파경제 김종효 기자(kei1000@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