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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HD현대마린 IPO, 모회사 'HD현대’ 주가 급락…쪼개기 상장 악순환

2024. 4. 23. 15:21

사모펀드에 지분매각‧IPO추진으로 주주가치 훼손

HD현대마린솔루션은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기업 '셰브론'(CHEVRON)과 LNG운반선 2척에 대한 재액화 설비 설치를 비롯한 '저탄소 선박 개조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주목받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해 모회사인 HD현대의 주주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020년 물적분할을 통해 소위 ‘쪼개기 상장’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데자뷰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8일 오는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인해 모회사인 HD현대 주주들에 대한 보호방안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사후서비스(After Service) 전문기업이다. HD현대가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으며, HD현대마린솔루션의 추정 몸값은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올해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종목 중 몸값이 가장 크다.

문제는 HD현대가 사업부인 HD현대마린솔루션을 상장하면서 기존 HD현대 주주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거버넌스포럼은 "HD현대 주가는 HD현대마린솔루션 구주 매각 후 지난 3년여 동안 약 18.5% 하락해 일반주주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특히 거버넌스포럼은 "모회사 HD현대의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인데, 상장 예정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3조7000억원"이라며 "HD현대 일반주주의 관점에서는 큰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분쟁과 조선업황 개선에 따라 조선주들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HD현대는 오히려 물적분할 동시 상장의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HD현대는 이달 1일 7만1900원이던 주가가 18일 6만1100원으로 급락했고, 2017년 분할 재상장 후 7년간 약 21.7%가 하락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밸류업은 커녕 모자동시 상장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점에 대해 HD현대 정몽준 지배주주와 이사회에 대해 묻고 싶다”면서 “이번 HD현대마린의 상장으로 모회사 HD현대의 60% 이상을 들고 있는 다수 주주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의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 후 재상장하며 주주가치 하락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자 2022년 9월 금융위원회는 물적분할 후 재상장하는 회사에 대한 상장심사를 강화했다.

자회사 상장시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보호노력, 예를 들어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이나 주식교환 기회부여, 배당 확대나 자사주 취득 등을 통한 주주환원 등을 심사하고 미흡한 경우 상장을 제한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