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글로벌 기업평판

[분석] 미즈호, 라쿠텐증권에 추가 출자 20%→49%...상장 재시도 전망

2024. 1. 26. 10:50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혜정 기자] 미즈호파이낸셜그룹(FG)은 지난 2023년 12월 라쿠텐증권 주식을 추가 취득했다.

 
라쿠텐증권의 상장 계획이 변경되면서 출자 비율은 기존 20%에서 49%까지 증가했다. 협상 과정에서 미즈호의 라쿠텐증권을 대상으로 자회사화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23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라쿠텐그룹은 '주식의 과반수를 양보해도 상관없다'라는 말을 꺼냈을 정도로 의욕이 넘쳤다.

 

추가 출자를 둘러싼 교섭이 본격화한 23년 10월경이다. 미즈호FG 산하 미즈호증권이 라쿠텐증권 주식 과반을 취득해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이 제기됐다.
 
애초 라쿠텐증권의 지주회사인 라쿠텐증권 홀딩스(HD)가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한 것은 23년 7월이다.
 
라쿠텐그룹은 보유 주식의 30% 정도를 매각해 1000억엔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 상장 계획 재검토
 
이르면 2023년 10월 상장을 예상했지만, SBI증권이 포문을 연 수수료 제로화 경쟁의 영향으로 수익 하방 리스크가 부각됐다. 기관 투자가에게 관망 분위기가 강해져 상장 계획은 재검토됐다.
 
라쿠텐그룹은 24, 25년 휴대전화 사업의 설비투자를 위해 발행한 8000억엔 규모 회사채의 상환 기한이 도래한다.
 
향후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라쿠텐증권을 연결대상으로 남겨두기 보단 자금조달을 우선시할 목적으로 관측됐다.
 
미즈호 측은 젊은 층 중심의 고객기반을 갖춘 라쿠텐증권이 매력적이었다. 최종적으로 49%에 그친 것은 미즈호 측이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자회사로 둘 경우 '라쿠텐색'이 옅어지면서 라쿠텐증권의 미래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라쿠텐증권과 같은 인터넷증권은 대형증권의 대면 영업보단 인터넷증권 비중이 높다. 미즈호색이 강해질 경우 고객 유출 우려가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증권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층 고객을 타깃으로 삼을 경우 더 큰 외형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즈호 FG수뇌는 라쿠텐증권의 쿠스노키 유지 사장을 '경영자로서 신뢰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둘째는 미즈호 FG의 중요 거래처인 소프트뱅크 그룹(SBG)이나 산하 기업들의 배려다.
 
미즈호 은행은 SBG의 메인 뱅크다. 미즈호 증권은 소프트뱅크계의 PayPay 증권에 34% 출자하고 있어 동사의 사원 약 130명 중 20명 정도가 미즈호 그룹으로 부터 파견됐다.
 
◇ '라쿠텐 친(親) 성향' 우려
 
라쿠텐 증권을 자회사화하는 것으로 '라쿠텐편'으로 받아들여지면 두 그룹의 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49%에서의 머무름은 라쿠텐 그룹의 자금 조달 요구를 충족시켜, SBG의 배려를 나타낼 수 있는 절묘한 선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즈호의 배려와 달리 SBG 측은 라쿠텐증권 추가 출자에 관용을 베풀었다.
 
페이페이는 증권 사업에서는 미즈호와 편성하는 반면, 은행 사업은 미츠이 스미토모 은행과 편성하는 등 분야에 따라 제휴 대상을 다양화했다.
 
라쿠텐증권은 라쿠텐그룹에 남았지만, 상장 준비는 다시 마감됐다. 추가 출자를 발표한 23년 11월초, 라쿠텐증권 HD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취하했다.
 
신청 유효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지만, 주요 자회사의 자본 구성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한다.
 
라쿠텐증권은 자회사가 되지 않았지만, 출자액과 출자비율의 크기 때문에 미즈호의 전략적 그룹사 중 한 곳에 가담했다.
 
올해 상반기 미즈호와 라쿠텐이 공동 출자하는 금융 중개의 새회사가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몇 년간 고령층도 인터넷증권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대면 상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 인터넷과 대면의 울타리는 낮아진 것이다.
 
주식 매매 수수료의 완전 자유화로부터 약 25년. 드디어 실현된 수수료 제로화는 단기간 내에 증권업계의 경쟁 구도를 급격히 변화시킬 전망이다.

 

알파경제 김혜정 기자(manekitoky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