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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中 알리 공습에 다급한 쿠팡, LG생건과 화해…”CJ와는 손잡기 어려워”

2024. 1. 15. 15:1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최근 쿠팡과 LG생활건강이 4년 9개월만에 극적으로 다시 손을 잡았습니다. 그간 납품 공급가 관련 갈등을 겪던 양사가 화해한 건데요.


이 같은 배경에는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의 공습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쿠팡과 LG생활건강은 지난 12일 엘라스틴, 코카콜라, 페리오, CNP 등 생필품을 비롯해 오휘, 숨37, 더후 등 럭셔리 화장품도 포함시켰습니다.

 

쿠팡에서는 개인사업자가 LG생활건강 제품을 개별적으로 판매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양사간 거래 합의를 통해 쿠팡과 LG생활건강간 직거래 구조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그간 답보상태였으나, 쿠팡이 먼저 LG생활건강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국내에서 무섭게 성장하면서 쿠팡이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LG생활건강 인기 제품과 코카콜라 등이 알리에 입점하면서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을 견제할 마땅한 업체가 없었죠.

기존 물류 유통강자인 이마트와 롯데 등이 이커머스 사업 강화를 위해 전폭적 투자에 나섰지만, 쿠팡의 아성을 깨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 사이 쿠팡은 전국 각지에 오프라인 물류센터망까지 구축하면서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인수했죠.

이커머스 강화에 공을 들였지만, 신세계 품에 안긴 G마켓 등은 적자를 지속하면서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했습니다.

롯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국내 물류유통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고, 쿠팡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 나간 겁니다.

이렇다할 경쟁자가 없는 국내 시장에 ‘알리익스프레스’라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저품질이나 가품 논란 탓에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컸지만, 국내 시장 상륙과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을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알리는 지난해만 무려 371만명의 신규 사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타기 시작한 겁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쿠팡은 그간 갈등을 겪던 LG생활건강과 손을 잡았고, 나머지 CJ제일제당과의 화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사진=연합뉴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측의 화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우선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부터 납품 공급가로 갈등을 겪었고, 그해 연말 CJ제일제당은 햇반, 스팸 등 주요제품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면서 CJ제일제당은 신세계 유통 3사인 이마트, SSG닷컴, G마켓을 비롯해 컬리, 네이버, 배달의민족 등과 거래 관계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CJ대한통운이 쿠팡의 새로운 경쟁자인 알리의 물류서비스를 독점 계약하면서 쿠팡에 직격탄을 날렸다는 평가입니다.


업계에서는 CJ 주도로 반(反) 쿠팡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올해 사업계획에서 쿠팡 납품 매출을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죠. 쿠팡 없이 온오프라인 판매 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CJ와 쿠팡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단기간 화해는 힘들 것”이라면서 “CJ제일제당은 알리 등을 통해 판로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