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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삼성물산, 자사주 소각 구체화 기대

2023. 12. 29. 14:49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주주환원 요구
◇지배구조 개편 보다 주주환원 기대감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삼성물산 주가가 오랜 주가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 확대 시행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 주주환원 요구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가 삼성물산 관계자들과 만나 명확한 자본 배본 계획을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는 2017년부터 삼성물산에 투자해 현재 약 1억 달러어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화이트박스는 삼성물산 주가는 순자산가치(NAV)에 비해 68%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격차를 좁히기 위한 차원으로 삼성물산이 주주들의 수익률과 연계된 임원 보상 체계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9월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 오브 런던 인베스트먼트는 주당 배당금을 4500원으로 올리고 내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팰리서캐피털도 삼성물산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라며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 6일 보냈다. 팰리서캐피털은 삼성물산 주가가 최대 170% 급등할 수 있는 여러 잠재적 변화를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자료: QuantiWise, 신한투자증권



◇ 지배구조 개편 보다 주주환원 기대감

삼성물산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NAV 할인율이 60%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보유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어 추가적인 할인율 축소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요구 사항들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방법론도 문제지만 과거 홍역을 치뤘던 이슈인 만큼 굳이 무리한 변화를 추진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언젠간 금산분리 등의 해결이 필요하겠으나 지금 당장에 일어날 이벤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삼성물산이 연초 차기 3개년(FY23~25)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다.

기 발표한 주주환원정책 주요 내용은 최소 주당 배당금 2000원을 유지 및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 환원, 보유 자사주(보통주 13.2%, 우선주 9.8%) 5년간 분할 소각으로 요약된다.

이와 함께 사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3~4조원 규모의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은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같은 추가 주주환원정책 시행 보다는 투자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있는 셈"이라며 "신규 투자를 통한 ROIC 확보 보다는 보유 자산/자본을 재배치하는 편이 기업가치에 제고에 보다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배당수입과 연계된 3개년 주주환원 정책 발표된 만큼, 배당정책 변화보다는 자사주 13.2% 소각 계획의 구체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