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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PF 시장 구조조정 가속화될까

2023. 12. 29. 14:40

◇워크아웃 신청..11일 산은 개시여부 결정
◇PF 만기 연장 어려워질 것
◇PF 시장 구조조정 가속화 불가피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시장에 영향이 예상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버티지 못하는 시공사가 나타나며 PF의 안정성이 저하되기 시작했고, 대주들도 PF 연체율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사진=연합뉴스)


◇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11일 산은 개시여부 결정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했다.

이날 만기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사업장에 대한 480억원의 대출 연장에 실패하면서 워크아웃 신청으로 이어졌다.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유, 정상화를 위한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자구계획을 검토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소집 통지했다"고 밝혔다.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회의서 발언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PF 만기 연장 어려워질 것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주채권은행 주도로 채권단 자율 협약이 진행되고 이에 근거해 출자 전환, 일부 채무 탕감 및 유예 등 채무 조율 절차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자구안(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등)이 요구될 것이다.

단순 차입금과 달리, PF 보증 채무는 태영건설이 지급 보증을 한 형태(연대 보증, 채무 인수, 자금 보충 등)에 따라 PF 참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시공사가 한계 상황에 갈 경우, 지급 보증의 주체가 취약해지고 PF의 대주는 이전과 달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므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에 따라 해당 PF의 만기 연장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반영해 PF 시장은 불안해질 수 있으나, 연말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2024년 1월부터 후행적으로 리스크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 PF 시장 구조조정 가속화 불가피

시공능력 16위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건설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될 수 있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은 도급능력순위 16위의 대형 건설사로 분류되어 있다.

3분기 별도 기준 태영건설의 PF 보증은 총 2조7000억원으로 정비사업 2%를 제외한 98%의 도급사업은 착공 PF 1조6000억원, 미착공 PF 1조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외 연결 자회사의 PF는 8000억원이다.

착공PF에서 분양률이 75% 미만이거나 비주택인 PF 규모는 1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경자 연구원은 "20위권 내 시공사의 워크아웃 결정은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며 "버티지 못하는 시공사가 나타나며 PF의 안정성이 저하되기 시작했고, 대주들도 PF 연체율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만기 연장 회수가 누적되며 다수의 브릿지론은 사업성 훼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럼에도 이 충격이 장기화되거나 신용 경색을 야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하는 이유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위기 시 정책 지원이 강력해졌고, 학습효과로 적기에 세심한 정책 지원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