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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애플(AAPL.O),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사업 타이탄 프로젝트 10년만에 중단…애플카 안녕

2024. 2. 29. 11:26

순탄치만은 않았던 애플카의 지난 10년
어두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장 전망
연구 및 개발 자원을 챗봇 AI로 전환한 애플

 

애플 로고. (사진=애플)

 

[알파경제=(시카고) 폴 리 특파원] 애플이 장기간 진행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결국 포기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열기가 식고 중국 기업들이 시장 공략을 강화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건설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테크 인사이트의 자동차 분석가 로저 랑크토는 "이보다 더 충격적인 결정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웨드부시 분석가 다니엘 아이브스는 애플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EV에 대한 수요와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EV는 몇 년 전과는 다른 풍경이다. 애플은 EV시장의 암울한 미래를 예측했다"고 말했다. 

 

◇ 순탄치만은 않았던 애플카의 지난 10년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자율주행에 관심이 높아진 지난 2014년에 비공식적으로 시작됐다. 프로젝트가 한창일 땐 직원이 5000명까지 늘기도 했다.

 

처음에는 꿈의 기술인 레벨5 완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 했지만, 기술 문제로 계획이 수정됐다. 그 후 고속도로에서만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레벨4 단계 개발에 집중하면서 기존 테슬라 기술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내부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상상한 애플카 대시보드. (사진=애플)

 

최근에는 애플이 전기차 출시 시점을 당초 2025년에서 2028년으로 미룬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한 출시가 지연되면서 애플카 프로젝트를 이끌던 핵심 인력들도 대거 유출됐다. 프로젝트를 이끌던 더그 필드 책임자가 2021년 9월 포드로 이직했고, 지난달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디제이 노보트니가 전기차 업체 리비안으로 이직했다.

 

◇ 어두운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장 전망 

 

애플이 결국 애플카를 포기한 것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장이 위축되는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카 가격을 당초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로 책정했으나 수익을 낼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고, 급성장한 전기차 시장이 위축된 원인 등이 계획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최근 미국내에서도 전기차 판매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으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는 아직 2단계에 머물러 있다. 또한 포드, 제너럴 모터스 및 리비안도 전기차 생산을 줄였다. 

 

애플 이사회도 빛을 못 보는 프로젝트에 매년 수억달러를 쏟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AI 소개를 소개하는 팀국. (사진=연합뉴스)

 

◇ 연구 및 개발 자원을 챗봇 AI로 전환한 애플

 

결국 전기차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애플은 AI 프로젝트 등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전기차 개발에 참여한 직원 중 일부는 인공지능 개발 조직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고, 일부는 구조조정될 것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플은 챗봇 생성 AI 기술에서 아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구글에 뒤처지고 있으며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자체 AI 훈련 모델을 개발 중이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인터넷 없이도 AI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AI스마트폰에서 선수를 치면서 애플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애플이 AI에 전력을 쏟기로 했다는 분석이 많다. 

 

AI 전환 소식에 애플의 주가는 0.8% 상승한 182.63달러에 마감했다.

 

 

알파경제 폴 리 특파원(hoondork1977@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