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s/지속가능경영

[현장] 낙하산 이석준, 장담했던 해외진출 실적 처참..임기 2년차 농협금융, 성과·비전 낙제점

2024. 1. 18. 12:52

◇농협금융, 실적 하락세 뚜렷...작년 3분기 농협생명·손해보험 적자전환
◇해외 사업 정체...농협금융, 부동산 손실 눈덩
◇관치 인사 이석준, 금융 이해도 떨어져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

 

[알파경제=박남숙 기자·이준현 기자]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임기 2년차를 맡았다. 이석준 회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논란과 우려 속에 취임했다.

지난 2021년 6월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 특별고문으로 활동했다. 업계에서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금융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기존 CEO들 대비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사진=NH농협금융지주)


◇ 농협금융, 실적 하락세 뚜렷...작년 3분기 농협생명·손해보험 적자전환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작년 농협금융은 고금리 기조 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3분기 들어 순이익 등 실적이 크게 곤두박질쳤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2조45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농협금융 순이익 작년 1분기 9471억원, 2분기 7587억원, 3분기 3391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이익 규모도 KB국민은행 2조8554억원, 하나은행 2조7664억원, 신한은행 2조5925억원, 우리은행 2조3735억원에 이어 꼴찌를 기록했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부문인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은 작년 3분기 영업손실 각각 57억원, 46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NH농협금융그룹의 투자원금 대비 평가금액 증감 하위 4위 해외부동산 수익률 현황. (사진=김승남 의원실)

 

◇ 해외 사업 정체...농협금융, 부동산 손실 눈덩이

이석준 회장은 작년 실적 하락 시기 해외진출 등을 강조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가 월등히 높았기에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포화된 시장에 규제까지 겹치면서 금융사의 자산 확대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석준 회장은 작년 10개국 해외 점포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글로벌 중점추진사업으로 ▲해외점포 경쟁력 강화 ▲전략투자 및 디지털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추진력 강화 ▲글로벌 인력관리체계 강화 ▲글로벌 협력체계 확대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농협금융은 글로벌 이익 비중을 1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작년 10월 NH금융지주가 제출한 해외부동산 투자현황을 보면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은 75개 해외부동산에 1조9760억원을 투자했으나, 이들의 현재 가치는 1조9210억원으로 투자 당시보다 549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농협은행의 초국적화 지수는 1.67%로 15% 안팎인 나머지 4대 시중은행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초국적화 지수는 은행의 전체 자산, 수익, 인원 등 각 항목에서 해외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을 종합적으로 산출한 지표를 말한다.

이에 대해 NH농협금융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경쟁 금융사와 비교해 해외진출이 늦은 측면이 있고, 네트워크 수가 적다보니 올해 더 확장해 나가는 게 1차적인 목표”라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걸 핵심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당장 실적을 내겠다기보다 일단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현지에 있는 네트워크를 집중해 단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 본사 회의실에서 농협금융 해외점포장 신년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


◇ 관치 인사 이석준, 금융 이해도 떨어져

이석준 회장 취임 전부터 금융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이석준 회장이 모피아 출신으로 농협금융을 퇴보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은 “정부의 금융정책은 정치 비즈니스를 통해 결정된다”면서 “정부가 은행 통제의 사유로 시장경제 안정을 내세우더라도 그 안에는 정치인들의 개별 목적과 관계도가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정부는 은행이 원하는 정책을 수용하도록 위협하기도 하고 은행이 선호하는 정책을 채택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짬짜미 등이 은행과 정부 서로에게 긍정적인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자유주의 시장 경제에서 일반적이지 않다. 은행의 비효율을 초래하고 안정성, 성과, 자생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정민 소장은 “우리나라 금융사에서 관치 금융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의 고리가 되었음은 물론이고, 금융업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게 만든 주요인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관치 인사로 조직은 퇴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