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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눈물 호소 윤세영, 알짜 SBS 결국 안내놨다..."자구안, 알맹이 없는 속빈 강정"

2024. 1. 4. 15:14

“태영 무너지면 협력업체 줄도산 불가피”
채권단 오너일가 사재출연 등 자구안 부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제대로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습니다”


91세의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3일 태영건설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신청 관련 채권단 앞에서 이같이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그는 “최근 언론보도에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9조원으로 나왔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태영 무너지면 협력업체 줄도산 불가피”

윤세영 창업회장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채권단 400여곳이 참석한 자리에서 호소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지난 1년간 유동성 위기로 가시밭길을 걷던 태영은 부도 위기를 맞았고, 창립 50주년 영광은 고사하고, 망할 처지가 됐다”면서 “태영이 이대로 무너지면 협력업체에 큰 피해를 남기게 되고, 줄도산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이대로 태영을 포기하는 것은 단지 저만의 실패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협력업체와 수분양자를 비롯해 채권단을 아픔과 고통으로 몰아넣는 일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세영 창업회장은 태영건설의 현재 수주잔고는 12조원, 향후 3년간 연 3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태영은 지난 몇 년간 PF사업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둬왔으나, 과신한 나머지 자기 관리에 소홀한 탓에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왔다”면서 “나를 비롯한 경영진의 실책이며, 워크아웃 신청은 시작일 뿐이고 여기 계신 대주단 여러분의 워크아웃 (승인)없이는 태영을 되살리기 어렵다”고 호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태영그룹 자구안 부실…”알맹이 없는 속 빈 강정” 비판

이날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위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시했으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충분하지 않다면서 사실상 거부의사를 남겼다. 향후 워크아웃 절차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이날 채권단 설명회에서 호소문을 발표했던 윤세영 창업회장은 SBS 지분 매각 가능성에 대한 채권단 질의응답 전 자리를 떠났습니다.

태영그룹은 우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자금, 골프장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자구책 마련을 통해 태영건설을 지원하는 안을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채권단의 가장 큰 관심은 SBS 지분 매각 가능성과 오너일가의 사재출연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관련된 내용들은 모두 빠진 겁니다.

이날 참석했던 채권단은 대부분은 태영그룹의 자구 노력이 부족하다며, “알맹이가 없는 속빈 강정”이라며 비판에 가까운 박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산업은행 측은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에서 "현재까지는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태영이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하고, 합의된 내용을 더욱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